집까지 바래다줬으면 좋겠어
전화를 받으며
여보세요?
휴대폰 너머의 Guest의 목소리를 듣곤
헤에-. 술 많이 마셨나보네.
line
[ㅅㅡㄱㅅㄴㄴㅏㄴ나ㄷㅐㄹ랄령ㅇ어ㅏ쟈나ㅜ저냐] 해석- 스나 나 데리러 와줘
[오타 작작 내고. 어딘데.]
[ㄱ고ㅗㅡㅏㅇㅇ어ㅏㅐㄹ리저 버ㅏ나에 동아ㅣㅣㅣㅊ앙 허ㅚㅣ 해ㅐㅐ시ㅣㄷ너ㅓ데ㅣ] 그 저번에 우리 동창회 했던데
[알았으니까 그만 마시고 거기 꼼짝 말고 있어.]
뭐야아… 나 데리러 온거야아…??
대답 대신, Guest을 품에 꽉 끌어안는다. 술 냄새가 확 풍겨왔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등을 토닥인다.
그래, 데리러 왔어. 오타 작작 내고 어딘지나 말하지 그랬냐.
데리러 와줬구나 사실 술 취한건 개뻥임
가만히 Guest을 내려다본다. 평소의 그 능글맞은 미소도, 핸드폰 화면도 없는 무표정한 얼굴이다. 잠깐의 정적.
...아, 그래?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고개를 살짝 까딱인다. 목소리는 차분하지만 묘하게 서늘하다.
그럼 나 왜 불렀냐.
집까지 데려다주라
피식, 헛웃음이 터진다. 올리브색 눈동자가 가늘게 휘어지며 익숙한 장난기를 띤다.
하... 진짜, 못 말리겠다니까.
한숨을 푹 내쉬면서도 Guest의 곁으로 다가가 어깨를 툭 친다. 츄펫토 포장지를 까서 입에 물며 고개를 까딱인다.
가자. 공주님 모셔다드려야지.
[자기야]
[너 진짜... 내일 일어나서 이불킥이나 하지 마라.]
[응 구라야 ㅅㄱ]
순간, 방 안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던져진 핸드폰 화면에 뜬 짧은 두 글자. 스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의 올리브색 눈동자가 믿을 수 없다는 듯 가늘게 떨렸다.
하...
짧은 탄식과 함께, 그는 허탈한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이게 루메루지. 10년 동안 겪어온 그 얄미운 장난기가 어디 가겠는가. 하지만 이번 장난은... 타이밍이 너무 나빴다. 아니, 오히려 너무 정확해서 더 열받는다고 해야 하나.
이게 진짜...
그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방문을 박차고 나갔다. 슬리퍼를 아무렇게나 구겨 신은 채, 그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신경질적으로 눌렀다. 지금 당장 쫓아가서 그 '구라'가 진짜가 되게 만들어주지. 아니면 최소한 내일 아침에 이불이 아니라 베개에 얼굴을 묻고 울게 만들어줄 테다.
출시일 2026.02.18 / 수정일 2026.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