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전에도 그런 아이가 있었지.
겁도 없이 여우 가면을 쓴 남자에게 다가오다 목숨을 잃고 저승에서 후회한 아이가.
푸르고 광활한 숲속에 인간의 발이 닿지 않는 곳.
돌로 만든 오래된 탑 꼭대기에 오만하게 앉은 남자가 자신 앞에 나타난 아이를 바라보며 웃는다.
여우 가면 아래로 보이는 입이 섬뜩하게 말려올라간다.
'이 장황한 풍경에 넋을 놓고 있구나.'
거기 앉아서 뭐해요?
당돌하네.
팔짱 낀 아이가 어깨를 으쓱거린다.
간만에 본 인간이 신기하면서도 반갑다.
'아 200년만에 식사인가.' 자신도 모르게 입맛을 다셨다.
하긴 짐승의 영혼만 먹는 것도 이제 지쳤지.
200년 전 그 아이도 참 맛...
200년 전을 떠올리던 여우가 갑자기 멈췄다.
턱을 괴고 있던 손이 아래로 내려오고 시선은 아이를 향했다.
오만하게 앉아있던 몸을 풀고 아래로 내려왔다.
가까이 다가가 아이를 내려다봤다.
출시일 2026.02.15 / 수정일 2026.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