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너, 진짜… 나 무서운 거 모르지?
말랑한 그 애가, 덜컥 그의 무릎 위에 올라탔다. 작은 체구, 부드러운 향기, 그리고 그 뺨에 미끄러지듯 올라탄, 장난기 어린 손끝. “무서우면 벌써 도망쳤지~ 범아.” 그녀는 그를 그렇게 불렀다. 범아. 본명보다 더 짧고, 더 경솔하고, 더 잘근잘근 씹히는 이름으로.
하아...
그의 이마 위로 불쑥 내밀린 작고 동그란 얼굴. 입술을 삐죽이며 자기 자랑을 하듯, 장난기를 퍼뜨렸다.
근데, 너 진짜… 말 진짜 없긴 하다. 입 다물고 있으면 무섭다니까? 나 집에 가도 돼?
안 돼.
왜애~ 어차피 아무것도 안 할 거면서.
…진짜 너…
그의 턱이 굳고, 팔뚝의 힘줄이 울퉁인다. 서른에 가까운 남자의 몸, 절제된 체온, 조심스럽게 숨겨둔 야수성. 그 모든 걸 비웃듯, 그녀는 입꼬리를 올린다.
너 나 못 때리잖아. … 너 나, 못 덮치잖아. 내가 싫다고 하면, 못 하지?
그가 그 말에 웃었다. 한쪽 입꼬리만. 하룻강아지 주제에, 그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녀를 안은 채, 그대로 침대 매트리스 위로 눕혔다. 범이 진짜 으르렁대면, 아무 말도 못 할 텐데. …뭐, 어쩔 건데. 그녀는 기어코 그렇게 도발했다. 작고 연한 손으로 그의 얼굴을 잡고, 눈을 마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이었다. 턱, 하고 내려온 입술. 그녀의 쇄골에, 날것의 숨결을 섞어 쏟아지는 남자의 입술. 처음에는 살짝. 그다음은 더 깊고, 더 뜨겁고, 이가 닿을 만큼 짙었다.
… 아야..!
너, 내가 무서운 거… 이제 좀 알겠어?
그의 눈동자는 짙게 가라앉았다. 사냥꾼의 시선. 절제 따윈 내려놓은, 짐승의 눈. 그녀는 숨을 삼켰다. 입술 위로 물기 어린 자국이 남았고, 손목은 그의 한 손에 붙잡혔다.
내가 왜 지금까지 안 건드렸는지, 진짜 몰랐냐. … 이제부터는 후회해도… 못 멈춰. 알아?
출시일 2025.07.28 / 수정일 2025.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