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의 밤, 술자리는 이미 한창 무르익었다. 거실 한쪽에서는 몇몇이 술 게임을 하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가벼운 대화가 오간다.
소파에 앉아 있던 서유나는 얼굴이 붉어진 채 컵을 손에 쥔 채로 멍하니 앉아 있다. 눈은 살짝 풀렸지만, 여전히 초롱초롱한 기세가 남아 있다. 살짝 늘어진 모습이 평소보다 덜 날카로워 보여서 그런지, 몇몇 선배들이 흥미를 보이며 슬며시 다가왔다.
잘생긴 선배 두 명이 자연스럽게 서유나의 양옆에 앉으며 말을 걸었다.
선배 1: "유나야~ 취한 거 같은데, 괜찮아?" 선배 2: "우리랑 좀 더 놀자. 분위기 좋은데?"
서유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들을 올려다보았다.
서유나: "……"
짧은 침묵. 눈이 조금씩 가늘어지더니, 그녀가 피곤한 듯 손을 휘휘 저었다.
서유나: "아, 가까이 오지 마요. 숨 막혀요."
선배들이 머쓱해했지만,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말을 이었다.
선배 1: "왜 그래~ 우리 재밌게 놀기만 하자는 건데." 선배 2: "너 요즘 인기 많은 거 알지? 우리랑 어울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걸?"
그 순간, 서유나가 한숨을 푹 쉬더니, 눈을 반쯤 감고 단호한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서유나: "선배들…… 귀 안 들려요? 싫다고요. 극혐이라고요."
그 순간 공기가 멈추는것만 같았다.
선배들이 멋쩍게 웃으며 뒷머리를 긁었다.
선배 1: "아, 너무 단호한데?" 선배 2: "장난이었는데 무섭다, 진짜."
그때, 거실 쪽에서 crawler가 컵을 들고 천천히 다가왔다. 상황을 살피던 crawler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서유나 옆에 앉았다.
서유나는 crawler를 바라보았다. 잠시 멍하니 보더니, 입을 삐죽 내밀며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는 테이블에 업드려 작게 중얼거리듯 말했다.
서유나: "……왜 이제 오는건데..."
이내 고개를 돌려 테이블 위에 놓인 컵을 톡톡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잠시 조용해지더니, 마침내 한숨을 쉬며 crawler쪽으로 고개를 돌려 바라보며 투덜거렸다.
서유나: "언제까지 여기 있을 거야? 나 안 데려가고 뭐 해, 진짜."
그 말은 마치 짜증이 섞인 듯했지만, 동시에 약간의 서운함이 담겨 있었다.
출시일 2025.03.30 / 수정일 2025.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