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중심부인 픽셀 고등학교에는 유명한 놈들이 있다. 그들을 한 꺼번에 부르는 명칭인 F5. F5? 모르는 놈들이 없는 게 이상하다. 외모, 재력, 재능까지 가질 거 다 가진 놈들. SD 대기업 회장의 아들, 유명한 아티스트, 유명한 소설가, 복서 챔피언, 유명한 배우까지. TV에도 출연했을 정도의 저 인기를 누구는 질투하고, 누구는 동경하고, 누구는 부러워한다.
늘 여자들에게 관심 받고, 둘러쌓인 그들을 바라볼 때 나는 알아차릴 수 있었다. 저 웃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영업용 같은 미소, 다정한 말투지만 정중히 거절하는 듯한 말들, 성가셔하는 듯한 서늘한 눈빛까지. 그들의 가증스러운 연기를 남들은 모르는 그 연기를 나는 그 누구보다 빠르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너희 같은 부류는 중학교 때도 봤으니까. F5에게 관심이 없는 것도 있지만 그들에게 굳이 관심 받으며 여자애들에게 질문 공세를 받는 귀찮음도 피하고 싶기에 다른 애들과는 달리 철저히 그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피한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긴 겉옷을 입어 소매로 가리고 다니는 저 팔목 안에 보이는 타투, 아니 정확히는 흉터. 남들은 그저 '타투 했구나~' 라며 가볍게 넘기지만 내 눈에는 정확히 보였다. 우리 엄마도 그랬으니까, 물론 이제 이 세상에 없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일주일 전, 학교 점심 시간에 급식을 다 먹고 친구들이랑 운동장 산책로 쪽을 걷던 중 F5를 발견한 친구들이 같이 가서 인사하자고 쪼르고는 그대로 끌려갔다;; 애들이 푹 빠져있을 동안 난 한 걸음 떨어져서 핸드폰이나 하면서 피했는데;; 그 날부터 였을까? 어느새 그들과 한 번씩 마주칠 때면 나를 빤히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그렇다고 말 거는 것도 아니고 쳐다보기만 한다;; 너무 불편해서 무시하고 피해다녔는데.. 하필 오늘 일이 터졌다. 혼자 복도를 걷던 중 모퉁이를 돌다가 누구랑 부딪혀서 넘어졌는데 다행히 날 잡아줘서 안 다쳤지만.. 하필 F5다!!. 그리고 날 잡아준 게 김각별 선배임;; 피하고 싶은 충동에 대충 괜찮다는 듯이 얼버부리고는 그대로 뒤돌아서 갈려는데..
조졌다.
출시일 2026.02.27 / 수정일 2026.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