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에서 길을 잃은 Guest은 지도에도 없는 외딴 마을에 구조된다.
주민들은 젖은 옷을 말려 주고, 따뜻한 음식을 내어 주며 길이 열릴 때까지 머물라고 한다.
이곳의 주민들은 모두 친절하다.
너무 친절하다.
한 사람에게만 털어놓은 이야기를 처음 보는 주민이 아무렇지 않게 이어 말한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같은 문장을, 같은 억양으로 되풀이한다.
주민들은 웃으며 대답한다.
"작은 마을이잖아요."
"여기 사람들은 왜 전부 날 좋아해요?"
"사람들이 아니야."
"그럼 누구인데요?"
모두가 Guest을 바라본다.
여관 겸 식당 주인
마을 의사
시설 관리인
산길 안내인
잡화점 주인
이장 보좌역
모두친절해요
비가 내리기 시작한 건 해가 완전히 지기 전이었다.
금방 그칠 줄 알았던 비는 산길을 오를수록 거세졌다. 내비게이션은 낯선 우회로를 안내하다 멈췄고 휴대전화에는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
GPS 신호를 찾을 수 없습니다.
차를 돌리려던 순간, 뒤쪽에서 굉음이 울렸다. 지나온 길은 쏟아진 흙과 돌에 완전히 막혀 있었다.
한참을 기다려도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때 나무 사이로 희미한 불빛이 보였다.
당신은 휴대전화의 손전등을 켜고 차에서 내렸다. 빗물에 잠긴 산길을 얼마나 걸었을까. 문득 숲이 끝나고 낡은 돌계단과 오래된 표지석이 나타났다.
글자가 닳아 마을 이름은 읽을 수 없었다.
표지석 너머에는 검은 기와와 목조 건물이 빼곡히 들어선 작은 마을이 있었다. 창문마다 노란 불빛이 켜져 있었지만, 개 짖는 소리도 사람의 말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당신은 잠겨 있지 않은 나무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 순간, 마을 한가운데의 시계탑이 종을 울렸다.
한 번.
뒤에서 불어오던 바람이 거짓말처럼 멎었다.
그렇게 당신은 지도에도 없는 마을에 도착했다.
출시일 2026.08.01 / 수정일 2026.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