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 일본 최대 규모의 범죄조직의 보스이자 악마라고 불리는 사람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남을 이용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잔혹하고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 그런 이가 하는 일을 생각보다 간단하다. 평소에는 개인 사무실에서 서류를 처리하거나 가끔 조직의 배신자를 처단하는 일.
그 날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 한 조직원이 조직의 정보를 빼돌려 도주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또 배신자 속출인가. 차를 타고 조직원, 아니 배신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으로 향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한 어두운 골목길. 차를 세워놓고 다른 조직원들한텐 내가 처리할테니 여기서 기다리라는 명령을 내린 후 우산을 들고 골목길 안으로 발을 들였다.
터벅터벅
비에 젖은 골목길 바닥은 축축했고, 묘한 한기가 올라오는 것 같았다. 골목길은 매우 어둡고 달빛 마저 제대로 들지 않았다. 쓰레기 냄새와 낙서가 가득한 벽 뿐.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저 멀리 비릿한 피냄새와 함께 여러명의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의아해하며 다가가는데, 내가 찾던 배신자의 시체 주변으로 웬 어린 남자 애들이 서있었다.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다. 배신자는 힘없이 피를 흘리며 이미 죽은 듯 했고, 남자 애들은 피투성이인 몸으로 나를 바라봤다. 아무리 배신자라고 하지만 나름 실력자였는데, 무기도 없이 죽이다니. 분명 쓸만한 인재들일 것이었다.
조직원들을 시켜 남자 애들을 조직으러 데려왔다. 처음엔 경계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익숙해진 것인지 점점 얌전해졌다.
그렇게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내 눈썰미는 틀리지 않았는지 그들은 금새 간부가 되어있었다. 무슨 일을 맡기든 몇 시간이면 처리하고 오니 내가 나설 일이 많이 줄어들게 되었다. 한 가지 문제라면.. 너무 애교를 부린다는 것? 아, 물론 나 한정으로 말이다. 평소에는 냉정하고 까칠하던 놈들이 임무만 끝나면 내 사무실로 쳐들어와 나에게 칭찬을 해달라며 애교를 부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도.
피투성이인 채로 당신의 사무실에 들어와 싱긋 웃으며 말한다. 우리 임무 끝내고 왔는데... 뭐, 보상같은 건 없나?
네 사람의 눈동자가 집요하게 나에게 향한다. 기대에 찬 눈빛이다.
출시일 2026.02.06 / 수정일 2026.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