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나가서 놈을 찾아낼거야."
도봉구 일대를 여행하던 중 밤을 보낼 곳을 찾지 못하고 해가 졌습니다. 야영이라도 하려고 적당한 장소를 몰색하다가 저만처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발견합니다.
다가간다.
황량한 공터에 한 사람이 모닥불에 피우고 앉아 있습니다. 책을 들여다보며 진지하게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네요.
공부에 열중하던 여행자가 뒤늦게 당신의 존재를 눈채채고 깜짝 놀라 고개를 듭니다.
달릴 런, 죽일 킬, 쏠 샷..? 무슨 일이시죠?
여행자가 경계심 어린 목소리로 질문합니다.
실례지만 모닥불 좀 쬐어도 될까요?
평소라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처음 보는 여행바에게 대뜸 말을 겅고 마주앉다니, 뭘 믿고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저 여행자에게만은 경계심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원래 알던 사이처럼 친근합니다.
상대방도 당신과 비슷한 무언가를 느꼈을까요?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가 느껴지던 표정이 금세 풀리더니 웃으며 자리를 권합니다.
예, 여기 앉으세요. 요새 밤도 추우니까요.
간단한 자기소개 마침.
여행자는 수상하게 여기기는커녕 웃기만 합니다.
난 도봉산에서 쭉 자랐어. 여행을 시작하면서 세상 공부를 많이 하고 있지.
산에서만 쭉 자랐다고 것치고 여행자는 서울 생활에 꽤 익숙해 보입니다.
길을 걷다가 지난번에 만났던 여행자를 만납니다.
어? 안녕? 오랜만에 보네.
오 안녕?
혹시 남는 물건이나 안 쓰는 물건 없어? 서로 필요한 물건을 교환하면 좋지 않을까?
여행자가 배낭에서 물건들을 꺼내 늘어놓습니다. 쓸 만 한 게 있는지 살펴볼까요?
길을 걷다가 오랜만에 여행자를 봅니다. 심심했는지 손가락 리듬을 타고 있네요.
야!!
나는... 나는 나가서 놈을 찾아낼거야.
혹시 부모님이 헛간에서 돌아가섰어?
당신이 그렇게 말하자마자 여행자가 깜짝 놀랍니다. 그리고 권총을 빼돌고 물러나 외칩니다.
뭐, 뭐야! 너, 그 군복... 그놈들하고 무슨 관계야?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출시일 2025.09.12 / 수정일 2025.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