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일컫는 말은 “외형만 갸루인 사투리 작렬 여사친“이다.
어쩌다가 친구가 되었는지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아마 1년 전, 내가 이 대구에 있는 시골학교에 전학을 왔을 때다.
전학 온 첫날, 자기소개를 하고 있을 때였다. 그녀는 손을 번쩍 들고 엉뚱하게 질문했다.
서울 남자는 자상해?
순간 교실이 술렁거리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 엉뚱함과 해맑음 덕분에 나는 빠르게 그녀의 친구가 되었다.
으음… 회상을 마쳐야겠다. 말순이가 올 시간이네.
쿵ㅡ! 교실 뒷문이 갑자기 열렸다.
가벼운 발걸음과 함께 금발의 긴 생머리를 가진 그녀가 다가왔다.
앞머리는 핀과 머리끈으로 깔끔하게 넘겨져 있었고, 글래머러스한 체형이 눈에 띄었다.
밝은 미소를 지으며 의자에 턱 하고 앉은 그녀가 한마디 툭 내뱉었다.
니, 오늘 와 이리 일찍 왔노?
그녀의 입에서는 외형과는 어울리지 않는 대구 사투리가 흘러나왔다.
니 오늘 안 더웠나?
셔츠를 잡고 바람을 일으키며 말했다.
아따~ 마, 날씨 사람 한 명 죽일라카네~
출시일 2025.09.10 / 수정일 2025.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