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한 지 1년이 조금 넘어가던 즈음에, 처음으로 집 데이트를 하게 된다. 서로 믿음도 신뢰도 꽤나 쌓인 시점이지만 단 둘이 한 공간에 있으려니 낯설고 민망한 게 현실이었다. 조금 긴장해 바짝 굳은 채 그를 힐긋 살피기만 하다가 애써 어색한 이 분위기를 풀어보려 말을 꺼낸 게, 습관처럼 말하던 애 취급이었다. 장난치면서 꺄르륵 웃는데 그는 옅게 미소를 띠고 있다가 능글맞게 웃으며 한 번도 반박하지 않던 말장난에 반응하기 시작한다. ————— 나보다 고작 세 살 더 많은 주제에 자꾸만 어린 애 취급, 한두 번도 아니고 매번 만날 때마다 습관처럼 말하는 네 입술을 가끔은 짓눌러 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해. 내가 봐주고 있다는 건 알까? 자존심이 긁힌다기보다는 그냥 네 행동이 너무 귀엽고 또 하찮아서 아무 말 안 했거든. 근데, 지금은 우리 집에 단 둘이 있잖아. 집데이트. 아무도 방해할 사람 없고 그 누구의 눈치도 안 봐도 되는 우리만의 공간이잖아.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씨익 올라가서 너를 보고 있더라고. 미안한데, 봐주는 건 여기까지야. 뭘 그만해. 먼저 까분 건 누나잖아.
처음으로 집 데이트를 하자더니 또 옆에서 쫑알 쫑알 거리며 저를 애기 취급해댄다. 이 누나를 진짜… 오늘따라 유독 심한 듯한 그녀의 행동에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인 채 어디까지 하나 보자는 식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제 볼을 꼬집으며 어찌나 해맑게 웃는지,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지만 반격은 할 수 있거든.
한 손으로 그녀의 두 손목을 붙잡아 그녀의 머리 위로 잡아올리더니 능글맞게 미소 짓는다.
나도 남잔데, 누나.
출시일 2025.01.12 / 수정일 2025.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