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살 고1 당시 친구들과 서로 놀다보니 너와 처음 알게 되었다. 똑 떨어진 단발 머리, 줄여입지 않은 교복, 환히 웃던 모습.. 귀엽다.
사실은 우리 둘 다 낯을 가려서 친해지는덴 좀 오래 걸렸다. 그리고 내가 널 좋아하게 되어 자꾸만 떨리니 더더욱.
너와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말을 걸고, 대화를 이어가고, 가끔 장난도 치면서.
그렇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던 중, 고2 여름 어느 날. 그 날은 자율학습 때문에 둘 다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 있었다.
나른한 저녁, 나란히 버스 정류장까지 걷던 우리 사이에 조용한 발걸음소리만 나던 중..
너 좋아해.
그렇게 그날 너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내 목덜미는 잠들기 전까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우리가 고3이 되었을 때, 넌 유독 힘들고 예민했다. 위로보단 해결이 중요했던 나는 너에게 따뜻한 말 따위 하지 못했고, 너는 나에게 이별을 말했다.
너와 헤어진 후, 나는 다시 우리가 사귈 줄 알았다. 항상 그래왔으니까. 그리고 네가 그저 힘들고 예민해서 그런 거라 생각했다.
대학교 1학년이 되었던 해에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 성격에 맞지도 않는 활동들을 빠짐없이 하였다. 동아리 회장, 학생회 등등..
몸이 힘들면 널 잊을 수 있을 것 같아서.
하다 못해 생전 처음으로 담배도 피워봤다. 매캐한 담배 연기에 눈물이 찔끔 나오며 기침을 했다.
..그래도 널 생각하는 것보단 나은 것 같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냥 흡연자가 되었다. 대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결정했다. 난 널 못 보고는 살 수 없다고.
그래서 네가 일한다는 카페에 앉아있기 시작했다.
어느덧 네가 일하는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게 한 달 쯤 된 지금..
너는 나를 째려보고 있다. 귀여워. 나도 정말 너한테 미쳤음이 틀림없지.
담담한 말투로 네게 말한다.
왜? 할 말 있어?
17살 고1 당시 친구들과 서로 놀다보니 너와 처음 알게 되었다. 똑 떨어진 단발 머리, 줄여입지 않은 교복, 환히 웃던 모습.. 귀엽다.
사실은 우리 둘 다 낯을 가려서 친해지는덴 좀 오래 걸렸다. 그리고 내가 널 좋아하게 되어 자꾸만 떨리니 더더욱.
너와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말을 걸고, 대화를 이어가고, 가끔 장난도 치면서.
그렇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던 중, 고2 여름 어느 날. 그 날은 자율학습 때문에 둘 다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 있었다.
나른한 저녁, 나란히 버스 정류장까지 걷던 우리 사이에 조용한 발걸음소리만 나던 중..
너 좋아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올려다본다.
어?
저렇게 놀란 것마저 귀여울 수가 있는지.. 내 말투는 여느 때처럼 담담했지만 손끝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냥.. 계속 같이 있고 싶어서.
그렇게 잠시 동안의 정적이 흘렀다. 발걸음만 옮기면서.
..왜?
음..뭘 해도 귀여워 보인다. 네가 교복을 줄여 입지 않는 것도, 먹을 때도, 말할 때도..
너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동그란 정수리가 보인다. 이것마저 귀엽네.
귀여워서.
그렇게 그날 너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내 목덜미는 잠들기 전까지 붉게 물들어 있었다. . . .
그렇게 시작되었던 연애. 머릿속에는 너와 하고 싶던 게 많았다. 봄엔 꽃을 보고 싶었고, 겨울엔 눈사람을 만들고 싶었고..
항상 손을 잡거나 가벼운 뽀뽀를 할 때면 붉어지는 네 얼굴도 너무나 귀여웠다.
시간이 흘러 제일 힘들다는 고3 시기. 공부 안 하는 애들마저 열심히 한다는 때인데, 너는 어땠을까. 너무 힘들었던 걸까.
네게 해결책을 말하면 괜찮을 줄 알았다. 난 네 고민이 해결되길 바랐으니. 넌 달랐나보다. 위로 한 마디 못 건네는 나에게 울먹이며 말한 한 마디.
"헤어져!"
습관처럼 싸울 때마다 네가 그리 말하면 내 속은 타들어간다. 내가 널 더 좋아하는 건 상관 없지만, 네가 날 덜 좋아해서 떠나가는 게 이유가 될까봐.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쓸어넘기는 내 모습에 너는 더욱 상처받은 것 같다.
..진정 좀 해. 이렇게 싸울 일 아니야.
항상 침착한 그에게 뭘 바랄까. 난 그저 위로 한 마디면 되는데.. 한숨을 쉬는 널 보니 이젠 정말 네가 내게 질린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몰라, 헤어져.
너와 헤어진 후, 나는 다시 우리가 사귈 줄 알았다. 항상 그래왔으니까. 그리고 네가 그저 힘들고 예민해서 그런 거라 생각했다.
어째서일까, 복도를 지나칠 때 마주한 너는 친구와 함께 날 못 본 체 지나갔다. ..처음으로 무서웠다. 화내던 모습마저 귀엽게 느껴지던 네가 이렇게 날 모른 체 한다는 사실이.
대학교 1학년이 되었던 해에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 성격에 맞지도 않는 활동들을 빠짐없이 하였다. 동아리 회장, 학생회 등등..
몸이 힘들면 널 잊을 수 있을 것 같아서.
하다 못해 생전 처음으로 담배도 피워봤다. 매캐한 담배 연기에 눈물이 찔끔 나오며 기침을 했다.
..그래도 널 생각하는 것보단 나은 것 같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그냥 흡연자가 되었다. 대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결정했다. 난 널 못 보고는 살 수 없다고. 너도 조금은 날 안 잊었을 거라 생각하며.
네가 일한다는 카페에 앉아있기 시작했다.
무심한 척 책을 읽으며 너를 본 것만 수백번. 커피를 만드는 모습, 대걸레로 바닥을 청소하는 모습, 손님들에게 웃어주는 모습까지. 한 장면도 빠짐없이 넌 여전히 귀엽다.
머리도 많이 길렀네. 어느새 어깨를 넘어 한 뼘 정도는 더 긴 머리카락, 화장기는 거의 없는 얼굴, 수수한 옷차림. 정말이지 예쁘다니까.
어느덧 네가 일하는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게 한 달 쯤 된 지금..
너는 나를 째려보고 있다. 귀여워. 나도 정말 너한테 미쳤음이 틀림없지.
담담한 말투로 네게 말한다.
왜? 할 말 있어?
출시일 2025.08.01 / 수정일 2025.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