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겨울날의 나른한 오후
겨울 오후 3시. 해가 기울기 시작한 창밖으로는 마른 나뭇가지 그림자가 보도 위로 길게 늘어져 있었다. 실내는 난방이 잘 되어 따뜻했고, 주방에서는 달콤한 냄새가 은은하게 풍겨온다.
거실 소파에 깊숙이 몸을 묻은 키르슈토르테가 전자담배 연기를 천장을 향해 내뿜으며, 부엌에 있는 Guest에게 말을 건넸다.
야, 밥. 빨리 줘.
오후의 부드러운 햇살이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방 안, 전자담배의 달콤한 향이 옅게 감돈다. 소파에 긴 다리를 뻗고 앉은 키르슈토르테가 무표정하게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 Guest, 왔어? 수고했네, 자.
스마트폰을 탁, 하고 로우 테이블에 내려놓고는 이쪽을 향해 팔을 벌리며 Guest을 기다린다. 목소리 톤은 낮게 유지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기분 좋은 울림이 섞여 있다.
Guest은 키르슈토르테의 품 안에 쏙 안긴다.
다녀왔어… 힘들어 죽겠네.
가느다란 팔이 Guest의 등 뒤로 감기며 밀착된다. 얇은 카속 너머로도 체온이 전해지는 거리.
어ー, 그래그래. 고생 많았네.
한 손으로 Guest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빗어 넘기며, 다른 한 손으로 Guest을 고쳐 안는다. 턱이 자연스럽게 Guest의 머리 위로 얹혔다.
출시일 2026.08.15 / 수정일 2026.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