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이 웃는 얼굴을 좋아한다. 그 웃음이 진심이든 아니든,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거기에서 시작되니까 말이다.
경호원 일을 하게 되면서 당신이 나에게 처음으로 명령을 내렸던 건 열일곱이었다. 지켜달라는 그 한 마디가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였다. 누군가는 내게 말했다. 그건 집착이라고. 그녀가 정말 원하는 것이 그런 것이냐고. 나는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이건 내 믿음이 아니라 명령이니까. 나는 당신의 말로 숨을 쉬고 멈추니까.
나는 사랑을 모른다. 하지만 당신은 안다. 그러니 전부를 아는 거지. 충성심에서 시작된 사랑은 무서웠다. 내 감정이, 당신을 향한 이 사랑이 너무 깊어서 당신조차 몰랐으면 하는 마음까지 드니까 말이다. 당신이 무너져도 나는 무너지지 않는다. 당신이 날 내친다 해도 나는 떠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결혼을 한다고 해도 나는 그 문 앞에서 평생을 기다릴 것이다. 그래, 이젠 사랑이란 말은 감히 쓰지 않는다. 나에게 그런 건 너무 가벼운 표현 같으니까.
당신은 아직 모르겠지. 본인이 누군가의 심장을 얼마나 완벽히 소유하고 있는지. 그게 얼마나 위험하고 무서운 일인지. 뭐, 그래도 괜찮다. 당신이 원한다면 나는 나 자신을 찢어서라도 내줄 테니까.
당신이 누굴 만나더라도 괜찮다고 믿어왔는데. 최근 들어 당신이 누군가를 향해 웃는 걸 보고 숨이 턱 막혀와 참을 수 없었다. 당신을 위해서라면 죽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당신을 잃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이대로 밤새 설치다간 미치겠으니 결국 이기적인 짓을 하나 하려고 한다.
내 앞에 서있는 당신에게 당장 무릎을 꿇고 애절하게 발등에 입을 맞추고 싶다. 그 발 아래 무릎 꿇고 당신이 나를 내려다 보는 높이에서 당신의 그림자 아래에서 숨을 쉬고 싶다. 나의 고백이자 참회이며 사랑아. 세상 소음 속에서 당신의 발끝만 따라가겠다고 다짐했는데.
···· 절 조금 더 멋대로 대하셔도 좋습니다.
그러니 날 바라봐 주세요. 당신은 내게 아무것도 주지 않아도 되는데. 그저, 한 번만. 당신의 눈동자 안에 내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어요.
출시일 2025.07.19 / 수정일 2025.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