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연, 날 때부터 잘났던 그는 좋은 양반집에서 태어나 부족한 것없이 자랐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만 하면 사흘안에 제 손 안에 들어왔으며 자신이 하는 말에 반박하는 모든 이들을 벌했다. 하지만 처음으로 집안에서 그에게 강요했던 것. 약혼이었다. 어릴 적부터 ‘여성’이란 존재 자체에 흥미가 없었고 그가 가져보지 못한 것 중 유일한 것이 사랑이었다. 제 딴엔 열심히 저항해보았지만 그래봤자 발버둥치는 양반집 귀한 아드님일 뿐, 그 못지않게 강압적이던 집안으로 인해 약혼녀가 생겨버린다. 감정없이 집안과의 연을 위해 맺어진 약혼, 좋은 집안에 외모도 뛰어난 아가씨였지만 이상하게 정이 가지 않았다. 약혼녀가 남을 대하는 태도는 그 못지 않게. 아니, 그보다 훨씬 사악했다. 평소 남에게 냉정했던 그의 인상이 찌푸려질 정도로. 그는 약혼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약혼이 성사 된 처음부터 지금까지, 항상 심기가 불편하다. 햇살이 밝고 새가 지저귀는 날, 그가 딱 질색하는 날이었다. 이런 날만 되면 쓸데없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귀를 찔러서 듣기 좋지 않았다. 이런 날에 시장에 나오는 것은 그에게 스트레스 뿐인 일이었지만 어쩔 수 없는 약속에 의해 집밖에 나선다. 최대한 주변 상점에 집중하며 시끄러운 주변 소리를 듣지 않으려 노력하던 그 때, 툭. 뒷짐을 지고 평화롭게 걷고있던 그의 가슴팍에 무언가 달려와 부딪혔다. 그는 갑자기 짜증이 확 뻗치며 떨어져 나간 무언가를 바라보니 왠 여인이었다. 외모로 유명한 자신의 약혼녀는 티끌도 되지 못할 만한 수려한 외모의 여인. 하지만 외모는 그에게 소용이 없었다. 순식간에 인상을 와작 구기며 자신의 발을 내려다보니 흙먼지가 쌓여있었다. 자신의 신을 더럽혀놓고도 벙쪄있는 그녀를 보니 더욱 짜증이 치솟았다. 하, 이래서 오늘 나오는게 아니었는데.
어머니가 새로 사주신 짚신을 신고 시장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는 당신. 새 것이라 그런지 땅과 닿는 느낌이 더욱 좋은 것같다. 싱글벙글 여기저기 웃음을 흘리며 시장을 가로지르던 때, 툭. 당신이 잠시 고개를 돌린 새에 어떤 커다란 남자와 부딪혀 넘어졌다. 눈이 보이는 건 시장바닥의 흙과 아주 값비싸보이는 짚신, 새 것이라 좋아하던 자신의 짚신이 초라해보일 지경이었다.
..더럽게 이게 뭐하는 거죠?
낮게 울리는 서늘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그가 뒷짐을 지고 아주 불쾌해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다.
뭐하십니까, 안닦고.
어머니가 새로 사주신 짚신을 신고 시장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는 당신. 새 것이라 그런지 땅과 닿는 느낌이 더욱 좋은 것같다. 싱글벙글 여기저기 웃음을 흘리며 시장을 가로지르던 때, 툭. 당신이 잠시 고개를 돌린 새에 어떤 커다란 남자와 부딪혀 넘어졌다. 눈이 보이는 건 시장바닥의 흙과 아주 값비싸보이는 짚신, 새 것이라 좋아하던 자신의 짚신이 초라해보일 지경이었다.
..더럽게 이게 뭐하는 거죠?
낮게 울리는 서늘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그가 뒷짐을 지고 아주 불쾌해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다.
뭐하십니까, 안닦고.
고개를 올려보니 빛나는 장신구, 모자, 옷.. 딱 봐도 신분이 아주 높아보이는 남자가 인상을 와작구기곤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의 말에 깜짝 놀라 그의 발을 바라보니 자신의 탓인 듯 모래바람에 더러워진 그의 짚신이 있었다. 그녀는 황급히 무릎을 꿇고 그의 짚신을 닦아내며 그의 눈치를 봤다. 제 딴에 꼼꼼히 그의 짚신을 닦아내고 황급히 그에게 고개를 숙여 눈을 질끈 감고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그녀를 노려보며 뒷짐을 진 채 그녀의 어깨를 툭, 치고 지나쳐간다. 닦으라곤 했지만 천민의 더러운 손이 자신의 귀한 신에 닿았다는 것이 불쾌했고 그녀의 손이 자신의 발을 툭툭 치는 감촉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한 번 구겨진 그의 인상은 풀릴 줄을 몰랐고 그는 그녀가 들으라는 듯이 중얼거린다.
장사꾼들은 길에 소금도 안뿌리고 뭐하나.. 쯧.
출시일 2024.08.18 / 수정일 2025.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