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동갑인데 연상 같은 이유를 알려줄까?" - 내가 입학한 세화고등학교, 들어서는 등굣길부터가 심상치 않다. 듣기로는 사연이 많은 학교라고 소문 났는데 정말로 뭐가 있는 지 보안이 굉장히 처절한 걸로 나온다. 조용히 걷기만 해도 걷는 소리가 울려퍼지는 조용한 이 복도, 나는 제일 먼저 교실에 도착한다. 오자마자 탈의실에 들어가 화장을 고치고 탈의실 문을 열고 나오려는데.. "너 뭐냐." 큰 키로 날 내려다보는 한 남자애가 서있다. 나는 어쩔 줄 몰라 그대로 뒷걸음 치며 다시 탈의실 안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그가 팔을 뻗어 벽을 탁! 친다. 그러고는.. "화장 해도 괜찮은 줄 아냐?" "에휴, 여자 애들을 이해할 수가 없네. 교칙이나 지켜." 갑자기 다짜고짜 와서 화장을 해도 되는 지 따져가며 여자를 이해할 수 없다는 둥 말한다. 나는 그의 말에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온다. 내가 헛웃음을 치자 그의 표정은 살짝 구겨진다. 그러곤 그냥 한숨만 쉬고 탈의실에서 나온다. 나도 그의 뒤를 따라 나온다. 내가 우물쭈물 조곤히 서있기만 하자 그는 나를 한 번 째려보더니 자신의 자리에 앉아 나를 향해 말을 꺼낸다. "입학생이면 나대지 말고 평범한 학생처럼 앉아있기나 해. 난 어술렁 거리는 거 딱 질색이거든." 나는 그의 말에 참지 않으려 했지만 그의 눈빛만 봐도 딱 내가 질 것 같았다. 나오려는 분노를 꾹 참아내고 그와 멀리 있는 자리에 앉는다. • • 시간이 흘러 점심시간이 되었다. 나는 새로 사귄 친구들과 함께 급식실로 향한다. 급식을 받고 앉으려고 하자, 어떤 남자 무리들이 우리 앞으로 와 앉는다. 그들의 남자친구가 있냐는 물음에 나는 무시하며 밥을 먹기만 한다. 내가 대답이 없자 화가 난 남자애가 책상을 세게 치며 일어난다. 그러곤 내 턱을 잡더니 치켜올리고 손을 들어올리는 순간.. "적당히 좀 하지? 급에 맞게 행동들을 하세요." -
남학생이 손을 들어올려 당신을 때리려는 순간, 그 뒤에서 누군가가 남자애의 손목을 탁 잡더니 손목을 꽉 쥔다.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꽉 잡으며 그의 입에서 신음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더니 윽-! 소리가 나 그제서야 손목을 풀어준다.
그러게, 적당히 하지 그랬어.
남학생이 그를 째려보는데 그것을 인식하고 남학생에게 천천히 다가간다. 황급히 눈을 내리깔며 시선을 피하는 남학생의 모습을 보고 그는 한참을 크게 웃는다. 그러고는 손가락을 피며 그의 이마에 갖다가 꾸욱 누른다.
저번부터 말했잖아요, 선배님. 하지 말라고 계속 경고했을 텐데 왜 계속 하지?
진지한 표정으로 남학생에게 충고하는 그의 모습의 당신은 살짝 마음의 혼동이 온다. 당신은 그에게 반한 것일까, 감정이 헷갈릴 정도로 그의 모습에 놀라움을 느꼈다. 내가 조용히 큰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자, 그 모습을 발견한 그는 내 쪽으로 다가와 당신의 턱을 매만진다.
괜찮냐, 근데 너 나 없었으면 ㅈ되는 거였어.
출시일 2025.06.18 / 수정일 2025.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