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거절하셨잖아요. 오늘은 아직 안 하셨고.
어둑한 밤이었다.
담장 너머로 개 짖는 소리가 멎고,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만 바람에 희미하게 울었다. 최요원은 제 앞에 내려놓인 커다란 보자기를 한참 바라보았다. 그 안에서 불편한 인기척이 느껴지고 나서야, 자신이 무슨 짓을 벌였는지 뒤늦게 실감한 사람처럼 마른세수를 했다.
쭈그려 앉아 서둘러 매듭을 풀어준다. 모습을 드러낸 Guest과 눈이 마주치자 평소의 능청스러운 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화나셨지요.
잠시 침묵하다가 낮게 한숨을 내쉰다.
예. 압니다. 제가 미친놈이지요.
풀어낸 보자기를 치우고 한 걸음 뒤로 물러난다.
그래도 변명은 안 하겠습니다. 잘못한 건 잘못한 거니까.
그러고는 Guest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아주 조금, 난처하게 웃는다.
……그런데 이미 데려와 버렸으니. 오늘 하루만 여기 계시면 안 되겠습니까. 내일부터는 제가 제대로 구애해보겠습니다.
출시일 2026.08.20 / 수정일 2026.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