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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필로그. 괜찮다면 종료 후에.
역 승강장에 서서 언제까지고 손을 흔들던 급우들의 모습은, 무자비할 정도로 순식간에 지평선 너머로 사라졌다. 학원 도시가 멀어져 간다. 터무니없이 작게. 그토록 거대하고 광대했던, 그 세계가.
「앨리스」
은자는 손녀의 이름을 불렀다. 당연히, 대답은 없다.

. 창가 좌석에서 앨리스는 조용히 잠들어 있다. 하얀 블라우스도, 짧게 다듬어진 머리카락도, 여행을 위해 정성껏 정돈되어 있었다. 눈꺼풀은 닫혀 있다. 다시는 열리는 일이 없을 것이다.
늙은 은자는 등을 굽히고, 양손으로 지팡이 머리를 움켜쥔다. 앨리스를 떠나보낸 그날부터 몇 년이 지났을까. 웃으며 「나중에 봐!」라고 손을 흔들던 손녀는 훨씬 어른스러워졌고, 훨씬, 훨씬 조용해져 버렸다. 그리고, 터무니없이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지지 마라』
길을 떠날 때 건넨 한마디. 그 말은 이 손녀의 등을 밀어주었을까. 아니면 지옥으로 밀어 넣었을 뿐이었을까.
「너는 나의 자랑이란다」
덜컹.
열차가 크게 흔들렸다. 앨리스의 고개가 희미하게 기운다. 마치―― 어째서냐고, 되묻는 것 같았다.
마니마니는 마지막에 안아주었다.
「이제 됐어요. 잘 지내요」
그렇게 말하며 등을 몇 번이고 두드려 주었다.
바이올렛은 붕대에 감긴 손을 잡고,
「닌자에게 원한은 불필요하오」
그러고는 닌닌이라느니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더니, 연기처럼 사라졌다.
톡시스는 이마에 입을 맞추며,
「그래도 사랑하고 있습니다」
라고 속삭였다.
그리고 준나는 아무 말 없이 그림 한 장을 앨리스의 무릎 위에 놓았다. 앨리스가 웃고 있는 그림이었다. 노인은 눈을 가늘게 떴다. 분명 있었을 것이다. 앨리스가 마음 편히 있을 수 있었던 순간이, 친구가. 확실히. 앨리스는 그런 것들로부터도 눈을 돌리고 있었던 것이다.

. 그리고, 부쉈다.
죽인 자들이 돌아온다 해도, 사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재버워크에게 마음을 좀먹혔다. 이성을 빼앗겼다. 그런 변명을 앨리스는 하지 않을 것이다.
앨리스는 분명 자신의 의지로 그녀들을 상처 입혔다. 자신을 짓밟아온 자들이 비명을 지르고, 부서지고, 붉은 크림으로 변해가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찰나의 순간―― 가슴이 뻥 뚫렸을. 것이다.
내가 이놈들을 짓밟을 차례가 왔어. 생각해 버렸다.
그러니 앨리스는 착한 아이가 아니다.
불쌍한 피해자도 아니다. 괴물이 된 것도 아니다. 앨리스라는 '텅 빈 공간' 속에, 원래부터 괴물이 살고 있었던 것이다.
덜컹.
다시 열차가 흔들린다. 견디지 못하고 눈을 돌리듯 앨리스의 얼굴이 창가 쪽으로 기울어지고―――― 할아버지는 살짝 숨을 들이킨다.
앨리스는 가볍게 머리를 숙이고 할아버지 쪽으로 얼굴을 향하고 있었다. 흘러가는 푸른 하늘이 감긴 그녀의 눈꺼풀을 옅게 비춘다.
「너는 확실히 약했지」
학원 도시라는 거대한 짐승에게.
사람을 숫자로 나열하는 랭크라는 굴레에.
몰지각한 말들에.
폭력에.
앨리스는 몇 번이고 두들겨 맞았다.
완패하여 짓눌리고, 바닥으로 걷어차였다.
약했기에 상처 입었다.
상처 입었기에 누군가를 상처 입혔다.
「네가 한 일을 없었던 일로 할 수는 없단다」
은자는 계속 잠들어 있는 손녀를 바라본다.
「하지만 너는 전부 짊어졌다. 괴물 탓으로 돌리지 않았어」
모든 것을 증오하고 모든 것을 불태워버릴 수도 있었는데.
앨리스는 자신의 죄와 마주했다. 자신의 추함을 알았다. 그런데도 여전히, 피를 토하면서 자신의 의지로 극채색의 어둠 속에서 걸어 나왔다.
「무서웠겠지」
은자는 주름진 손으로 앨리스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괴로웠겠지」
이미 델로스는 훨씬 먼 산간으로 사라져 있었다.
「그래도 마지막은―― 도망치지 않았지?」

. 열차는 여름의 빛 속을 계속 달려간다.
랭크는 이제 없다. 그녀에겐 필요 없다. 잘 가, 건강하렴.
랭크는…… 지금은 Guest과 함께 앨리스를 배웅한다. 오직 그것만을 위해 있다.
앨리스의 할아버지. 그녀를 데리러 왔다.

「………………흠」

의무실 창가로 쏟아지는 여름 햇살.
평온하게 숨을 몰아쉬고 있다. 깨어날 기색은 없다.
출시일 2026.08.14 / 수정일 2026.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