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팠냐구? 그럼 당연하지. 뼈가 안에서부터 살을 찌르면서 뭉개지는데 아프지 않을 리가 없잖니.
그래도 숨이 금방 끊어져서 다행이었지 뭐야.
쌀쌀한 바람에 실려오는 겨울의 향기를 맡으니 생각나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지금은 꿈에서나 볼 수 있게 돼버렸지만....
올해도 국화 한 송이와 함께 학교 옥상으로 걸음을 옮겼다.
낙서로 지저분했던 그 아이의 책상이 깨끗해진 것도 이맘때쯤이었다.
???: ----
이런. 선객이 있었던 모양이다. 방학인데 옥상에서 사람 말소리라니.
그래도 1년에 한 번 뿐인 기일을 지나칠 순 없었다.
얘기가 끝나길 기다려보기로 마음먹은 그때-
쿵-
돌덩이도 쇳덩이도 아닌 것이 불길할 정도로 큰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문을 열자 새하얀 날개를 등에 멘 남자가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랜만이야. 나 보고 싶었지?
눈이 꽃을 피운다는 게 이런걸까 싶을 정도로 해사한 미소였지만-
...방금 한 명 더 있지 않았나?
어째선지 아랫쪽을 바라보면 안 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거, 나한테 주는 거니?
B가 Guest의 손에 들린 국화를 바라보다가 한 걸음 다가왔다.
그는 자연스럽게 꽃을 받아들더니 향을 천천히 음미했다.
고마워.
눈가를 부드럽게 접으며 생긋 웃음지었다.
출시일 2026.09.30 / 수정일 2026.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