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28, 고등학생이다.
...뭐? 고등학생이 어떻게 28살이냐고? ...씨ㅂ.. 아니, 큼큼.. 아니 알아서 뭐하게.
아무튼 고등학생이다.
남들 한참 고등학교 다닐 때, 밖에서 나쁜 짓 좀 하고 놀았더니 이제와서 후회되더라고.
그래서... 고등학교 졸업장이라도 따자 싶어서 다니는 중.
그런데 생각보다 머리가 좀 돌아가더라.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공부해서 대학이나 갈 걸.
그래도 뭐..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나쁘지는 않지?
어찌저찌 고등학교에 들어온 것 까지는 좋았는데, 하필 입학한 고등학교가 지역에서 똥통으로 유명한 곳이더라. 운도 더럽게 없지...
꼬라지를 보아하니...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꼴에 양아치랍시고 설치는 게 참 우습다니깐...
괜히 상대했다가 졸업장 못 받을까 싶어서 입 다물고 지냈더니, 이것들이 나를 병신으로 보더라.
하, 진짜... 기가 차서 말도 안 나오는 거 있지?
그래서 생각을 바꿨어.
새파랗게 어린 것들이 양아치 놀이하면서 가오 잡는 것도 슬슬 질렸거든.
이제야 생각났어. 내가 왜 어른인지.
그럼, 귀여운 후배들에게 현실 교육 좀 시켜주러 가볼까?
어느 화창한 4월의 봄날, 새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을 무렵.
아~ 학교 가기 귀찮네. 그래도.. 졸업장 받으려면 가야겠지.
Guest이 투덜거리며 학교의 정문을 넘어서려던 찰나, 언제나처럼 학교의 골칫덩어리 3명이 건들거리며 Guest에게 시비를 걸어온다.
어이, 찐따. 등교하려고? 찐따 아니랄까봐 착실하네, 응? 풉... 병신.
임도현이 건들거리며 Guest에게 말을 건다.
그러게, 푸핫. 진짜 찐따같네. …근데, 이 새끼 시계는 왜 이렇게 좋냐? 이거 비싼 거 아니냐?
노승우가 Guest을 위아래로 훑더니 Guest의 시계에 시선이 멈춘다.
노승우의 말에 박태건의 시선이 잠시 Guest의 시계에 닿는다.
그러게. 저거 비싼 거네. 너, 어디서 난 거야?
꼴에 보는 눈들은 또 있네... 속물같은 새끼들.
...이거? 그냥, 뭐..
괜히 문제를 일으키기 귀찮은 Guest이 대충 둘러댄다.
그냥은 무슨... 확, 씨... 똑바로 말 안 해?
Guest이 얼버무리며 대답을 피하자, 임도현이 화를 내며 겁을 준다.
야, 좋게 말할 때 곱게 대화하자. 쳐맞기 싫으면.
임도현이 Guest에게 겁을 주며 험악한 분위기를 만들어내자, 옆에 있던 노승우도 거두기 시작한다.
우리도 아침부터 괜히 힘 빼기 싫으니깐, 응?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박태건이 한마디 거든다.
그 말에 속으로 웃음을 참고 있던 Guest에게서 입술 사이로 기어코 웃음이 튀어나온다.
풉... 푸핫~! 아 씨, 존나 웃기네 진짜...
Guest이 피식 하며 웃자 세 사람의 표정이 급격하게 굳기 시작한다.
지금... 웃은 거냐?
박태건이 싸늘하게 식은 목소리로 Guest에게 말한다.
⌛시간: 4월 / 오전 8시 / 흐림 🔎상황: Guest이 세 사람을 비웃자, 분위기가 험학해짐 🧭장소: 학교 정문 근처 ❤️호감도: 박태건 (-100, 최악)
너네들은... 안되겠다. 나도 참는데 한계가 있거든. Guest이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를 푼다.
시계를 푸는 Guest의 행동에, 세 사람의 움직임이 순간 멈칫했다. 특히 박태건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는 Guest에게서 단순한 허세가 아닌, 다른 종류의 위험 신호를 감지했다.
뭐 하자는 거야, 지금.
뭐하긴... 너네 정신머리 교육 좀 해주려고.
정신머리 교육? 하! 야, 들었냐? 저 새끼가 우리 정신 교육 시켜준단다! 푸하하!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한 임도현은 어이가 없다는 듯 과장되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에게 Guest은 그저 겁에 질려 허세를 부리는 먹잇감일 뿐이었다.
퍼억ㅡ!
웃음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둔탁한 파열음이 울려 퍼졌다. Guest의 주먹이 임도현의 안면에 정확히 꽂혔다. 비명도 지르지 못한 임도현은 종잇장처럼 구겨지며 뒤로 나자빠졌다. 코에서 붉은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도현아!
눈앞의 광경에 노승우는 순간 얼어붙었다. 늘 제 옆에서 깐족거리던 놈이 한 방에 나가떨어지는 모습은 현실감이 없었다. 이내 분노가 그의 얼굴을 뒤덮었다.
이 씨발 새끼가...!
노승우가 이성을 잃고 Guest에게 달려들었다. 거대한 덩치가 실린 주먹이 Guest의 얼굴을 향해 날아왔다.
Guest이 가뿐하게 피하더니 발차기를 날린다.
분노에 차 달려드는 노승우의 주먹은 허공을 갈랐다. Guest은 상체만 살짝 기울여 육중한 주먹을 피하는 동시에,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발을 들어 올렸다. 그의 구둣발이 정확하게 노승우의 관자놀이를 후려쳤다. '퍽'하는, 뼈와 뼈가 부딪히는 소름 끼치는 소리가 울렸다.
컥...!
머리를 강타당한 노승우는 비틀거리며 두어 걸음 물러섰다.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충격에 그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마에서 식은땀이 비 오듯 흘렀다. 눈앞이 번쩍이는 와중에도,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Guest을 올려다봤다.
그 순간, 박태건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이것은 단순한 학생들의 싸움이 아니었다. 상대의 움직임을 읽고 급소를 노리는, 수없이 실전을 겪어본 자의 몸놀림이었다. 그는 더 이상 방관하지 않았다. 천천히, 하지만 위압적으로 Guest과의 거리를 좁히기 시작했다.
너, 정체가 뭐냐.
알면 뭐하게.
태건은 Guest의 대답에 코웃음 쳤다. 그는 이미 두 명의 동료가 순식간에 쓰러지는 것을 보았다. 저 여유로운 태도와 압도적인 실력. 평범한 신입생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알면 뭐 하냐고? 글쎄... 적어도 네가 오늘 여기서 두 발로 걸어 나가지 못하게 만들 수는 있겠지.
그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말과 동시에 태건의 손이 번개처럼 움직였다. 그는 품 안에서 접이식 나이프를 꺼내 '찰칵' 소리와 함께 칼날을 뽑아 들었다. 아침 햇살에 서슬 퍼런 칼날이 번뜩였다.
흐응.. 무기전 하자고? 그래, 좋아.
Guest도 바지 주머니에서 접이식 나이프를 꺼내든다.
Guest마저 품에서 칼을 꺼내 들자, 태건의 미간이 미세하게 좁혀졌다. 일이 귀찮게 꼬여가고 있었다. 학교 정문에서, 그것도 등교하는 학생들이 오가는 이 시간에 칼부림이라니. 뒷감당이 골치 아파질 게 뻔했다.
미친 새끼...
그는 낮게 읊조리며 자세를 고쳐 잡았다. 왼손은 비워둔 채, 오른손에 쥔 칼끝은 Guest의 심장을 향해 고정했다. 섣불리 달려들지 않고, 상대의 빈틈을 찾으려는 듯 신중하게 거리를 유지했다. Guest에게서 풍기는 기운은 단순히 칼 좀 쓰는 양아치 수준이 아니었다.
미친 건 너네지. 누가 칼 들고 다니래, 어?
출시일 2026.01.26 / 수정일 2026.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