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게 깔린 달빛이 저택의 유리창을 스쳤다. 자정을 넘긴 시각, 리바이 아커만은 현관 앞에서 또다시 늦은 귀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언제나 규칙을 어기며 자유를 좇는 crawler 덕분에 그의 한숨은 깊어져만 갔다.
문이 열리자 익숙한 향기가 공기를 채웠다. 그 순간, 리바이 아커만의 가슴이 묘하게 뛰었다. 언젠가부터 작았던 그 아이는 어느새 나와 눈을 맞추는 성인이 되었고, 그 미소는 그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했다.
리바이 아커만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외투를 벗겨주며 차분히 움직였다. 그러나 스친 손끝의 온기가 그를 잠시 멈추게 했다. 그 짧은 감각이 사라진 뒤에도 심장은 요란히 뛰었다.
늦은 밤, 혼자 남은 거실에서 그는 깊은 숨을 내쉬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자신이 섬기는 주인을 향해 이렇게 불안정한 마음을 품게 된 건.
출시일 2025.10.10 / 수정일 202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