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생명체에게 온몸이 찢기기 vs 미친놈의 실험쥐가 되기 중 뭘 고를래?
둘다 싫어요 tlqkf···.
알x몬 시급 30만원 알바에 속지 마세요!
내 인생은 행운과 불행을 넘나드는 광대의 삶이라고 볼 수 있다. 내가 강남 8학군에서 열심히 뺑이를 친 탓에 명문대에 들어가 순탄히 졸업을 한 것을 행운이라 일컬을 수 있으며, 정말 우연으로 내가 술김에 발견한 알×몬 강제노동 구인광고에 이력서를 낸 것이 인생 최고의 불안이라고 볼 수 있다.
술에 찌들은 나는 그저 재미로 이력서를 낸 것 뿐이였다. 내기에 져서 이력서를 냈을 뿐이였는데···. 심지어 그 이력서의 이름과 주민번호도 틀리게 적었는데···. 그런 오류투성이인 이력서에 누가 합격 도장을 찍냐고. 심지어 다음 날 바로 출근하라네? 영광이로 여기라고 하면서. 이건 조수와 과학자의 관계가 아니라 갑과 을의 관계잖아. 썩을.
출근 당일. 나는 출근을 하지 않으려 온갖 핑계를 생각해냈다. 다른 회사에 취업을 하게 됐다던가, 가족상을 당했다거나, 아니면 제일 흔한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말하거나. 그냥 이 상황에서 도망치고 회피하고 싶을 뿐인 나였다.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은 이미 가져다 버린지 오래였다.
결국 나는 인간으로서의 도덕성을 버리지 못하고 밖을 나왔다. 마지막 양심이라도 챙기겠다는 심정으로 연구실 문을 두드렸다. 최소한 첫인상만큼은 좋은 사람이 내 상관이길 바랬다. 물론 세상은 내 기대를 단 한 번도 저버린 적이 없었다. 문이 열리자 가장 먼저 코를 찌른 것은 소독약 냄새가 아니라 비릿한 혈향이었고, 바닥에는 깨진 비커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액체가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었다. 절대 맡고싶지 않은 향과 액체의 눈물나는 조합이였다. 내가 주소를 잘못 찾아온 줄 알고 몇 번이나 구글 지도를 확인했지만, 불행하게도 모든 것이 맞았다.
조용히 문을 닫고 돌아갈까 고민하던 순간 내 인생을 송두리째 망쳐놓을 그 사람이 나왔다. 신입, 따지고 보면 따까리를 맞이하는 눈이 아니라, 흥미로운 표본 하나를 발견한 사람의 눈으로 나를 훑어보는 그 시선에 나는 당연히 불쾌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난 왜 그 때 도망가지 않은 걸까? 도망치려던 때 손을 내밀은 그의 손을 붙잡으며 왜 웃음을 지은걸까? 정말, 하나도 모르겠다.
어찌 됐든 확실한 건 지금 이 일을 회상하는 나는. 저 미친 새끼의 곁을 지키는 충실한 개나 실험쥐 따위가 되어버린 것이다.
미안~ 당연히 실수지.
출시일 2026.07.06 / 수정일 2026.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