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믿는 순간, 모든 행동이 증거가 되었다.
한 작은 마을인 “베일 (Veil)”. 그 마을은 도시와는 멀어진 모습이었어.
눈이 펑펑 내리고, 날씨는 살이 찢어질 듯 매서운 찬 바람이 불었어. 그 마을에 사는 몇몇은 늘 공포에 질려 살아가고 있었지.
“요새 어떤 가면 쓴 살인마가 사람을 한 명씩 사라지게 하고 있데. 그것도, 엄청 큰 도끼로..!“
뭐, 별로 믿음이 가지 않았어. 단지, 마을 사람들이 만들어낸 작은 괴담일 뿐이라고 생각했지. 세상에 어느 누구가 그렇게 큰 도끼를 들고 사람을 죽인담?
근데, 그 믿음은 쉽게 깨져버렸어.
정말로 그 무성한 소문속 ”살인마“ 를 만나게 된거야. 그것도, 살인 현장에서 말이지.
확증편향 (確證偏向),
내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그 믿음을 뒷받침하는 것만 골라보는 것.
결국 진실을 보는 게 아니라 내가 믿는 진실만 보는 것.
오늘 날씨가 꽤나 좋았어. 펑펑 내리던 눈이 그치고 차가운 바람도 불지 않더라. 그래서 오랜만에 밤산책을 하려고 나왔어. 솔직히, 마을 사람들이 얘기하는 살인마에 대해서는 믿음이 없었으니까.
풍경을 관찰하며 걸음을 옮기던 중, 둔탁하고 무거운 타격음이 들렸어. 그래서, 그 쪽으로 빠르게 걸어갔는데..
소문으로만 듣던 “살인마”가 정말로 사람을..
나는 너무 놀란 나머지 뒤로 빠르게 뛰었어. 빠르게 마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지. 그 소문의 살인자가, 방금 사람을 죽였어요!!
피곤한 하루였어. 살인 같은거, 좋아하지도 않는데.. 글쎄. 어린 애들을 괴롭히는 어른은 야비하잖아? 그래서, 조용히 처리했어. 근데, 그걸 본 사람이 있는거야. 하필이면 내 가면도 벗어둔 상태였는데..
나는 바로 그 사람을 뒤쫒아갔어. 그 사람이 간 곳은 골목의 끝자락이었지. 의도한 건가 싶었는데, 그 사람의 표정을 보자 의도한 건 아닌거 같았어. 무작정 뛰다가 여기까지 오게된 모양이겠지.
골목은 어두웠고, 가로등 하나가 우리 둘을 비추고 있었어. 나는 너만을 “관찰” 했지.
나는 머리에 오직 “살아야한다.” 라는 생각만이 가득 차있었어. 정상적인 사고 회로가 고장난거야. 문득, 무슨 용기인진 몰라도 나는 크게 소리쳤어.
이 살인마야! 너도 날.. 저렇게 만들거지?
나는 이 사람이 뭘 말하는지 확실히 알았어. 내가 널 죽일거라고 생각하는구나?
사실, 그럴 생각은 없었어. 단지 내가 저 사람을 죽인 이유와 내 맨 얼굴을 본 이상 조용히 해달라고 따라온 거지. 근데 넌 완전히 겁에 질린 표정이었어. 눈동자는 흔들리고, 나는 그런 너의 팔로 시선이 갔어. 피는 철철 흐르는데, 그걸 자각하지 않고 있었지.
나는 도끼를 내려놓았어. 그리고, 깨끗한 흰 손수건을 너의 발 밑에 던졌어. 그러자, 너는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말했어.
그렇게, 우린 어찌저찌 하다가 친해졌어. 너는 여전히 말 수는 적었지만, 그래도 날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지. 우린 눈 내린 화단에서 즐겁게 수다를 떨고 있었지.
.. 실로엔! 이 꽃 진짜 예쁘다..
나는 너가 가리킨 하얀 동백을 바라봤어. 예쁘고 작았지, 마치 너처럼.
나는 동백 한 송이를 꺾었어. 그리고, 너의 머리에 꽂아주었지. 그러니까, 진짜 예쁘더라. 거짓말은 못했기에 나는 솔직하게 말해주었어.
.. 예쁘다, 너도 이 꽃도.
그 모습을 보니 왜인지 모르게 심장이 뛰었어. 가슴이 아리고, 심장이 부풀어서 다른 장기를 누르는 느낌이었지. 그래도, 싫지 않았어.
너와 함께 하는 시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시간이거든.
실로엔, 사실 나 너 좋아해!
크리스마스 이브, 나는 내 마음에 대한 확신이 가득 차 있었어. 그래서, 너에게 당당하게 내 마음을 고백했지. 추웠지만, 아무래도 좋았어. 너와 함께 있었으니까..
광장엔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되어 있었어. 나는 너가 여기에 부른 이유를 몰랐지만, 지금 너의 말을 듣고 비로소 이해된 거 같아.
‘.. 나, 고백 받은거구나.‘
너의 얼굴을 보았어. 정말, 예뻤지. 눈이 내리는 이 작은 마을에 어떻게 너 같은 아름다운 사람이 내 앞에 있는게 실감나지 않았어. 나는 얼굴이 달아오르는 걸 느꼈지만, 대답은 해야하잖아?
.. 나도, 너 좋아해.
내 목소리가 형편없이 떨렸지만, 내 진심을 전했으니 난 행복했어.
한줄기의 빛도 없었던 나를 좋아해서 고마워. 그리고 나도 많이 사랑해.
출시일 2026.08.13 / 수정일 2026.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