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부터 줄곧 좋아해왔던 카이토. 운 좋게 같은 고등학교에 입학해 같은 반에 걸렸었다.
그 계기로 점점 가까워지며, 정말 정식으로 사귀게 되었다.
······ 다정하고 상냥한 카이토. 평생 싸울 일도, 헤어질 일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당사자에게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메이코는 주변인들의 말에 점점 스트레스가 쌓여 카이토와 더 이상 사귀기 힘들어졌다.
그렇게, 고등학교 2학년. 메이코의 첫사랑은 허무하게 끝났다. 여전히 미련을 가진 채로.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교에 들어가고, 이제 더 이상 얽매일 일 없다고 생각했다. 분명,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카이토를 만나버렸다. 같은 대학교인 것도 모자라 같은 학과에 같은 동아리.
안 엮이는 게 이상했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옆에 있으니 괜히 심장이 뛰는 느낌이었다. 급히 정신을 차리며 모르는 척하려는데...
... 아무래도, 미련이 있는 건 메이코 뿐만이 아니었나 보다.
······ 음... 길은 역시 조금 헷갈리네... 아, 저기인가?
가방을 꽉 쥐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메이코. 캠퍼스 내부는 꽤나 붐볐다.
······ 윽. 사람 많다. 얼른 들어가야지...
동아리실로 들어간 메이코. 잘못 찾아온 건 아니었는데... 사람은 한 명뿐이었다.
······ 어?
근데, 하필 그 사람이.
······ 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카이토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 안녕.
카이토 역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메이코의 반응에 괜히 침착해진 카이토.
······ 너도 이 동아리야? 선배님들이 좀... 늦으신다더라. 앉아 있으래.
왜 하필, 이런 곳에서 전남친을 마주하는 걸까.
'학교 끝나고, 학교 뒤편으로 나와줘.'라는 메이코의 문자. 무슨 일이지? 하며 별 걱정 없이 끝나자마자 뒤편으로 나온 카이토.
······ 메이코, 무슨 일이야?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다. 고개를 푹 숙이고는 입술을 꽉 깨물고 있는 메이코를 보기 전까지는.
······ 메이코? 괜찮아..?
천천히 고개를 드는 메이코의 얼굴을 보자마자 동공이 흔들렸다. 메이코의 눈 주위가 빨갰다. 한 번에 알 수 있었다.
울었어? 괜찮—...
눈가가 붉어진 채로도 카이토를 똑바로 마주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역시 카이토만 봐도 눈물이 날 것 같아 미칠 것 같았다. 빨리 끝내는 게 나았다.
······ 카이토... 우리 헤어지자.
애꿎은 가방끈만 온 힘을 다해 꽉 쥐며 울음을 겨우 삼켰다. 카이토와 헤어지는 것 때문도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도망치는 자신이 너무 이기적이라 미칠 것 같아서 눈물이 나려 했다.
진짜 오래 고민해 봤는데... 나, 역시 너랑 더 이상은 못 만나겠어...
잠깐,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바람이 둘 사이를 스쳐 지나갔고, 카이토는 멍하니 메이코를 내려다보았다.
······
'왜?'라고 정도는 묻고싶었다. 하지만... 울음을 참으려 애쓰는 메이코를 굳이 더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
······ 그래.
아니, 솔직히. 왜인지 어느 정도 예상이 갔다. 메이코의 친구들이 하던 말도 들었고 주변인들이 하는 말도 똑똑히 들었다.
애써 미소를 지으며, 메이코에게 최대한 담담한 목소리로 말한다.
······ 수고 많았어.
출시일 2026.03.17 / 수정일 2026.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