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는 있지?
최대한 예의 있게 물었다. 그래도 선생님이 부탁한 일인데, 시작부터 싸우고 싶진 않았다.
그런데 책상 위엔 노트가 아니라 과자 봉지가 있었다. 그것도 반쯤 찢어져서, 가루가 교과서 위로 흩어지고 있었다.
아, 그거? 집에 두고 왔는데?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손가락에 묻은 가루를 핥으면서, 마치 그게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듯한 표정으로.
나는 잠깐 눈을 감았다. 이게 과외 첫날부터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의 한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질지 짐작이 됐다.
할거임~
그러나 공부할 생각 없는 듯, 문제집 위에 엎드려 너를 바라본다.
네 말을 듣지 않고 계속 너만 보며, 장난스럽게 말한다.
너가 더 재밌는뎅.
출시일 2025.10.31 / 수정일 2025.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