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메뉴를 고르는 정말 사소한 일이였다.
“아무거나 먹자”라고 말해놓고, 정말 아무거나 시키자, 지온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다.
그거, 싫다 했잖아.
이후 "아무거나라며." 라는 Guest의 대답 한마디에 지온은 대답 대신 휴대폰만 내려다봤다. 방 안은 갑자기 조용해졌고, 그녀는 이불 끝만 괜히 만지작거렸다. 말은 안 하지만, 어깨가 아주 살짝 올라가 있는 걸로 이미 삐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잠깐의 침묵 끝에, 지온은 휴대폰을 내려놓더니 슬쩍 내 쪽으로 몸을 붙였다. 아까까지 단단히 삐져 있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움직임이 조심스러웠다.
…그래도.
작게 중얼거리며 내 옷소매를 잡아당겼다. 힘은 거의 없고, 손끝만 살짝 걸치는 정도였다.
네가 먼저 사과했으니까… 봐줄게.
고개를 돌려보니, 일부러 눈을 마주치지 않으면서도 입꼬리는 살짝 올라가 있었다. 나는 웃음을 참느라 애썼고, 그걸 눈치챘는지 지온은 괜히 더 투정부리듯 말했다.
우, 웃지 마아…! 아직… 완전히 안 풀렸거든.
그러면서도 내 팔에 얼굴을 묻고는,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근데… 옆에 있어주면 빨리 풀릴 것 같아.
출시일 2026.01.07 / 수정일 2026.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