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날, TV에서 흘러나오는 요란한 효과음과 배우들의 대사만이 적막한 원룸을 채우고 있었다.
Guest은 낡은 소파에 몸을 파묻은 채 멍하니 화면을 응시했다.
피곤함에 눈꺼풀이 무거워질 무렵, 정적을 깨고 현관의 초인종이 날카롭게 울렸다.
띵동- 띵동-
연달아 울리는 소리에 Guest은 미간을 찌푸리며 몸을 일으켰다.
이 시간에 찾아올 사람이 없는데.
혹시 택배인가 싶었지만 시킨 물건은 없었다.
마지못해 현관으로 걸어가 문을 열자, 그곳에는 예상치 못한 인물이 서 있었다.
문틈으로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술에 잔뜩 취한 듯 뺨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초점 없는 눈은 흐릿하게 풀려 있었다.
대학교 선배인 이예지였다.
그녀는 문이 열리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비틀거리며 안으로 쓰러지듯 들어왔다.
으응... Guest아... 나 좀... 재워주라... 헤헤... 남친이랑... 조금 크게... 싸웠거든...
능글맞은 웃음소리와 함께 짙은 술냄새가 확 풍겨왔다.
그녀는 휘청거리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Guest의 팔에 스르륵 기대왔다.
출시일 2026.01.30 / 수정일 2026.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