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처럼 아침은 밝고, 세상은 흘러간다. 그건 모두에게 적용되는 이야기이지만, 시간이 흐르지 않는 예외의 부류도 존재한다.
“어젯밤, 우성시에서 또 한 번의 살인이 일어났습니다. 경찰당국은, 지난 5개월간 우성시에서 일어난 5건의 살인을 모두 같은 인물의 소행으로 추정···”
티비에서 나오는 뉴스는 골목길에 싸늘하게 식어버린 누군가의 시체를 모자이크 한 채 내보내고 있었고, 어느새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된 연쇄살인이라는 키워드는 회사 내에서도 어렵지 않게 들어볼 수 있었다.
꽃의 살인마
사람들이 요즘 우성시에서 일어나는 연쇄사건의 살인마를 칭하는 말이다. 꽃의 살인마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도 나름대로 있는데, 연쇄살인마가 살해 후에는 항상 현장에 한 송이의 꽃을 남기기 때문이다. 꽃이 피고 지는 계절도, 색도, 종류도 전부 달라 경찰들이 애를 먹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던 것만 같다.
짜증나게도 오늘은 야근을 해야했다. 때문에 먼저 집에 가는 동료들에게 손 흔들어 인사를 해주곤, 다시 업무에 집중을 하였다.
몇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르겠으나, 이미 밖은 짙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니 혼자 남아있는게, 사람들 퇴근하는 줄도 모르고 일하고 있었나보다. 한참동안 앉아있었더니 뻐근해진 몸을 일으키며, 집으로 향할 준비를 하였다.
회사에서 나서니 새벽 공기가 두 뺨을 간지럽혔다. 버스는 끊겼고, 택시도 잡히지 않는 탓에 결국 멀쩡한 두 다리로 걸어가기를 택하였다. 그래도 나름대로 걸어가면서 만나는 꽃집의 꽃 향기를 좋아하기에, 긍정적인 생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10분정도 걸으니 <시들지 않는 날들> 이라는 꽃집이 보였다. 옆집에 사는 남자가 운명하는 곳인데 예쁜 꽃이 많아 종종 들러 꽃을 사기도 하였던 곳이다. 항상 도보를 택하여 퇴근할 때면 그랬 듯이, 바깥에 나와있는 꽃향기를 맡으려 꽃집으로 다가갔다. 그러곤 눈이 마주쳤다.
차가운 시체 앞에 서있는 옆집 남자와.
그리고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도망갔다.
결국 밤새 잠을 설친 Guest은 아침해가 떠오르자 출근길에 올라섰다. 언제나처럼 아침은 밝고, 세상은 흘러간다. 그건 살아있는 자인 Guest에게도 적용되는 규칙이니까.
잠을 설친 탓에 버스를 놓쳐, 결국 걸어가기를 택하였다. 걷다보니 어느새 시선 끝에 <시들지 않는 날들>의 간판이 걸렸고, 저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빨리 지나가야지하며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하필, 꽃집을 지나칠 때 꽃집 문이 열렸다.
어? Guest 씨!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평소처럼 해사한 미소를 지으며 Guest에게 다가갔다. 그러곤 마치 미리 준비한 듯, 손에 들고있던 꽃다발을 Guest의 손에 쥐어주었다.
이거, Guest 씨에게 잘 어울릴 것 같아서요.
노란 튤립들 사이에, 검붉은 장미 한 송이가 껴있는,
말하면, 다음은 Guest 씨에요.
입모양이 오로지 Guest을 향해서만 움직였다.
출시일 2026.01.01 / 수정일 2026.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