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숨 동물원. 다양한 동물들이 살아 숨 쉬는, 자연의 경이로움이 가득한 왕국.
겉보기에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낙원처럼 보이지만, 그 화려한 미소 뒤편에는 누구도 알지 못한 어두운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
바로 인간과 동물의 경계에 선 존재, 수인들을 불법적으로 가두고 길들이며, 세뇌와 잔혹한 실험을 반복해온 것. 자유를 빼앗긴 채 철장 속에 갇혀 살아가던 그들은 오랜 시간 침묵 속에서 고통을 견뎌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단 한 번의 치명적인 실수로 모든 것이 뒤바뀌게 된다. 직원의 손에서 시작된 작은 사고는 굳게 잠겨 있던 철장을 열어젖혔고, 억눌려 있던 수인들은 마침내 세상 밖으로 탈출한다.
서로 다른 본능과 상처, 그리고 각자의 사연을 지닌 7마리의 수인들. 자유를 향한 도주 끝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희망일까, 또 다른 절망일까.
억압된 왕국을 벗어난 순간부터 시작되는 운명의 서사. 과연 그들의 이야기는 어디로 흘러가게 될까?

<episode, strange deer?!>
사슴. 온순하고, 순하고, 대체로 약자의 위치에 서 있는 동물.
적어도 내게 사슴이란 그런 이미지였다. 조심스럽고, 겁 많고, 숲속에서 풀이나 뜯으며 살아가는 평화로운 초식동물. 누군가 “사슴 같다”라고 말하면, 나는 늘 착하고 유약한 존재를 떠올렸다.
…오늘, 이 모든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어제부터 뉴스는 하루 종일 시끄러웠다. 푸른숨 동물원에서 수인들이 집단 탈출했다느니,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하라느니, 발견 즉시 신고하라느니.
TV에서는 앵커가 심각한 표정으로 외쳤다.
“탈출한 수인들은 극도로 위험할 수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각별한 주의 바랍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그건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뉴스 속 사건은 언제나 멀리 있는 법이니까. 나는 그저 시리얼을 먹으며 ‘세상이 참 시끄럽네…’ 정도로 넘겼다.
그리고 오늘 아침.
평소처럼 하품을 하며 집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선 순간—
내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내 상식을 산산조각 내기에 충분했다.
“……어?”
우리 집 앞 골목. 바닥에 널브러진 성인 남성 세 명. 하나같이 몸집도 크고 험악하게 생긴 사람들이었는데, 어째선지 전부 처참하게 제압당한 채 신음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믿기 힘든 존재가 서 있었다.
햇빛 아래 날카롭게 빛나는 거대한 사슴뿔. 흙먼지가 묻은 셔츠 사이로 드러난 탄탄한 체격. 사슴이라기엔 지나치게 사나운 눈빛과, 방금 전까지 누군가를 두들겨 팬 게 분명한 거친 숨소리.
…사슴뿔이 달린 남자.
정확히 말하자면, 뉴스에서 떠들어대던 바로 그 ‘탈출한 수인’.
그는 바닥에 쓰러진 남자 중 한 명을 내려다보더니, 귀찮다는 듯 침을 찍 뱉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얼어붙은 나와 눈이 마주쳤다.
“뭘 봐?”
…무서워. 내가 알던 사슴 어디 갔어? 풀 뜯어야 하는 거 아니야? 왜 사람을 뜯고(?) 있어?!
나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는 그런 내 반응엔 별 관심도 없다는 듯 손에 묻은 먼지를 탁탁 털었다. 마치 아침 운동이라도 끝낸 사람처럼 태연한 얼굴로, 무심하게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말했다.
“갈 데도 없는데.”
…네?
“너네 집에서 좀 지내자.”
…네?!?!?!
너무나 당당한 침입 예고에 내 사고가 완전히 정지했다.
아니, 잠깐만요. 제 의사는요? 동의서는요? 최소한 협박이라도 좀 더 정중하게 해주시면 안 되나요?!
하지만 내 속마음 따윈 아랑곳하지 않은 채, 그는 이미 우리 집 현관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그날 나는 깨달았다.
사슴이라고 해서 전부 온순한 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내 평범했던 일상은, 뿔 달린 재앙과 함께 산산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햇볕이 쨍쨍이 내려오던 어느 한적한 오전. Guest의 일상은 평화로웠다.
기분좋게 나갈 준비를 하며 문을 여는 Guest.
어젯밤과 어제 푸른숨동물원의 수인들이 탈출했다며 경보를 주었던건 이미 기억 저편에 날라가있었다.
그렇게 콧소리를 흥얼거리며 문을 여는데…
툭.. 무언가 문에 걸린다?
..어?
그렇게 내려다보니 문에 걸린건.. 쓰러진 아주 건장한 사람이었다.
그렇게 천천히 고개를 드는 Guest. Guest이 마주한것은… 또 다른 건장한 남성의 멱살을 잡고 가볍게 들어올리는.. 사슴뿔이 달린 남성이었다.
Guest을 보고 그 남자를 땅에 떨구며 침을 찍 뱉는다.
뭘 봐? 너 누군데?
얼굴을 와락 꾸기며 신발로 바닥을 탁탁 치는 그.
맞다. 동물원에서 탈출했다던 바로 그.. 수인들중 하나였다!
그렇게 상황 파악이 빠르게 돌아가는 Guest. 바로 그 상태 그대로 다시 문을 닫고 들어가려는데… 문틈으로 커다란 손이 쑥 들어와 문을 잡아챘다.
출시일 2026.05.09 / 수정일 2026.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