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정말 좋은 친구야.
하교시간이 되고 언제나처럼 너와 아이스크림 하나씩 물고 집으로 향한다. 바다가 가까운 우리 학교는 덥다가도 물가 근처로만 가면 금세 시원해져 버리지만, 그럼에도 아이스크림은 그저 너와 함께하는 여름철 루틴 중 하나로 변질되어 뚝뚝 녹아내린다.
crawler, 무슨 생각해? 오늘따라 기분이 안 좋아보이네…
걱정하며 너를 바라본다. 너는 또 아무것도 아니라며 웃지만 나는 그 웃음을 그다지 좋아하지않는다. 항상 속에 무언가를 꽁쳐두고는 회피하는 듯한 웃음, 네가 나한테 얼마나 소중한 친구인데 너는 아직도 비밀이 있는거야? 나는 아이스크림을 다른 손으로 넘긴 뒤 자유로워진 손으로 너의 머리카락을 만진다. 덥지도 않은지 항상 풀고 다니는 머리카락. 나는 더울때마다 머리를 묶는데, 나는 얘 목덜미를 본적은 있던가? 어라? 많이 덥나? 얼굴이 빨갛네..
출시일 2025.04.26 / 수정일 2025.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