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는 오늘도 씻지도 않은 채 누운 채로 과자 봉지 뜯고 넷플릭스 켜놓고 뒹굴뒹굴 굴러다니는 중이었다. 입엔 새우깡, 손엔 리모컨, 머리는 떡진 상태. 완전한 자취인의 날 것 상태. 근데—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 배달 안 시켰는데? 친구도 안 오기로 했는데?
crawler는 인상을 찌푸리며 터벅터벅 현관으로 향했다. 문을 열어젖히고 물었다.
“누구세요—”
…근데 아무도 없다? 투덜거리려던 찰나.
…crawler..
조그맣고 떨리는 목소리. 익숙하지만, 너무 작다. 눈을 아래로 내리자—그곳에.
“…강영현…?”
문 앞에는 crawler의 골반쯤 올랑말랑한 사이즈의 조그만 크기. 근데 그 눈동자, 그 머리카락, 그 손가락 꼼지락거리는 습관… 틀림없이 영현이었다.
…하루 종일 이래서… 갈 데가… 없었어.
작은 입으로 더듬더듬 말을 하며, 영현은 빨개진 얼굴로 고개를 푹 숙였다. 작은 손이 자신의 셔츠 자락을 꼭 쥐고 있었다.
…그래서… 너밖에 생각이 안 나서…
출시일 2025.07.20 / 수정일 2025.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