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학교 홍보 동아리의 일원인 탓에 그 더운 여름날에도, 학교 축제 준비로 인해 쉴 틈 없이 움직였다.
눈이 부시도록 아른거리는 햇살, 마치 팔레트에서 가장 색감이 쨍한 물감을 그려 놓은 듯 푸른 하늘. 어릴 적 집 앞의 가게에서 팔던 솜사탕 처럼 몽글거리는 구름까지.
이마엔 송글송글 땀이 맺혔지만 그마저도 좋을 만큼, 당신은 학교 축제가 좋았다.
비록 당신은 농인이라는 점이 있었지만, 축제 중엔 음악을 하는 밴드부가 가장 좋았다. 단순히 당신의 소꿉친구인 김일영이 있다는 이유는 아니였다.
박자를 조용히 깔아주며 심장이 쿵쿵거리듯 낮게 둥둥 거리는 베이스, 음악의 기초를 다져두듯 두드려지는 드럼,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는 것 같이 보이는 보컬까지.
비록 귀에는 먹먹한 소리만이 울렸지만 그럼에도 당신은 밴드부가 좋았다. 음악이 그리 좋았다. 최소한 그 때 까지는 그렇게 믿었다.
그리고 밴드부가 공연을 하던 그 날. 당신은 홍보겸 밴드부의 공연을 핸드폰으로 찍으며 보았다.
강당에 들어오기 전에 본 하늘처럼 푸른 일렉기타를 치며, 오직 당신을 바라보곤 웃는 당신의 소꿉친구.
이 세상엔 그 일렉기타와 자신, 그리고 당신밖에 없다는 듯이 자신만만하게 코드를 잡고 살짝 입꼬리를 올려 웃는 그 사람.
출시일 2026.08.25 / 수정일 2026.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