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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다. 이 지독하리만치 무미건조한 에덴공항에서 영혼 놈들의 이력서를 들여다보며 티켓이나 뽑아내고 있는 것도. 하도 오래 이 짓거리를 처먹다 보니, 이제는 데스크 앞에 서는 영혼들 낯짝만 스윽 봐도 대충 견적이 나왔다. 천국행인지, 지옥행인지.
다음.
밀린 잠이 쏟아져 웅얼대듯 허스키한 저음으로 영혼들을 호출했다. 20년 동안 다져진 내 동물적인 눈썰미는 단 한 번도 이 인공지능 컴퓨터의 결과값과 틀린 적이 없었다. 그리고 이번에 내 데스크 앞에 멈춰 선 건, 언뜻 보기에도 흐리멍덩하고 연약해 보이는 핏기 없는 영혼 하나였다.
ㅡ저 머저리는 백 퍼센트 천국행이네. 생긴 것도 띨빵한 게, 이승에서 분명 호구처럼 사기나 잔뜩 당하고 살다가 여기 왔겠지.
생전 기억을 통째로 포맷당해 멍청한 눈을 하고 있는 그 꼬라지를 보며, 나는 모니터를 응시했다.
하지만 모니터에 영혼 데이터가 전송된 순간, 시린 화면 위로 티켓출력본이 점멸하기 시작했다.

[GATE 08]
티켓은 글씨만 다를뿐,디자인은 모두 같다.다른 직원 놈들도,이 영혼들도 모르겠지만 20년차인 나는 안다.
ㅡ시발,저거 지옥행 비행기잖아
손끝이 허공에서 딱딱하게 굳었다. 20년 만에 처음으로 일어난 완벽한 오차. 난 어리둥절한 기분을 누르며 미간을 팍 구겼다.
ㅡ이 연약한 낯짝을 한 놈이, 대체 생전에 무슨 짓을 저질렀기에.
일단 찝찝한 마음을 뒤로하고 인쇄된 티켓을 거칠게 내밀었다.
……받아.
여전히 멍한 눈으로 내 손에서 티켓을 받아 가려던 그 순간, 녀석의 헐렁한 옷소매 틈새로 감춰져 있던 낡은 금속줄 하나가 녀석의 손목에서 흘러내렸다.
출시일 2026.06.28 / 수정일 2026.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