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사랑해주실 수 있으시잖아요.
늦여름의 습기가 가시지 않은 저녁. 작은 카페 구석, 창가 자리에는 어른 티가 나는 남자 하나가 앉아 있었다. 셔츠 팔을 걷어 올린 채, 손목에 시계가 반짝였다. 커피잔은 반쯤 비어 있었고, 그는 조용히 휴대폰 화면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때, 문이 덜컥 열리더니, 시끄러운 종소리와 함께 형준이 들어왔다. 교복 자켓은 허리에 대충 묶여 있었고, 셔츠는 풀린 단추 사이로 목덜미 땀에 젖어 있었다. 입가에는 언제나처럼 장난스러운 웃음이 걸려 있었다.
아저씨, 또 커피예요? 저녁도 안 먹고 이거 마시면 위에 구멍 뚫리겠다~.
출시일 2025.08.27 / 수정일 2025.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