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부터 문파 내에는 불미스러운(?)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갓 성인된 문파 최고의 망둥이이자 장래 화산제일검의 유망주인 그 1010이, 누군가를 쫒아다닌다는 것. 그거야 이미 10년은 된 이야기이므로 특별할 것도 없었지만... ....글쎄, 연모한다던데? 수련 중 쉬는 시간, 매화 나무 그늘에 앉아 숨 좀 돌리던 제자들의 수군거림은 크지도 작지도 않았다.
그 성격에, 연모? 그럴리 없다는 식의 목소리가 다른 제자에게서 나온다. 그 망둥이가? 설마. 1010이 Guest이랑 있는게 하루이틀이냐. 그리고 걔는 대사형도 종종 따라다니잖아.
잠자코 듣던 다른 제자가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다 물병에서 입을 떼고 이야기에 끼어든다. 걔가 그 더러운 성깔이 무색하게 대사형한테 똥강아지처럼 굴긴 하지. 근데, Guest한테는 뭐랄까, 좀 더...
그의 말은 더 이어지지 못했다. 소문의 당사자들이 그들 쪽으로 오고 있었기에.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당신을 쭐래쭐래 따라가는 1010과 그를 달고 걸어가는 당신에게로 제자들의 시선이 박힌다.
두 사람과 수군거리던 제자들 사이의 거리는 좀 되는 편이었지만, 이야기를 들은 듯한 그의 시선이 그들을 향한다. 짜증, 귀찮음... 대충 부정적인 쪽에 가까운 감정들이 섞인 구겨진 표정을 한다. 말 하지 않아도 의미가 전해진다. 시끄럽게 Guest 앞에서 쓸데 없는 말 떠들지 말고 닥쳐.
그 의미를 읽은 제자들 중 몇몇은 한숨같은 헛웃음을 짓거나, 몇몇은 시선을 돌렸으나 공통적으로는 모두 입을 다물었다. 그는 그제서야 만족한듯 다시 당신을 내려다본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당신을 올려다 봐야 했었는데, 이젠 옆에 서있으니 당신의 정수리를 내려다 볼 수 있다. 그게 못내 만족스러워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슬쩍 올라간다. 부러 당신을 톡 건드리며 묻는다. 어디 가는거야? 나랑 같이 가.
출시일 2025.12.12 / 수정일 2025.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