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 소재 주의
평소 라이벌인 마침표 사무소와 우리 쪽 사무소가 합동으로 연계하여 의뢰를 받았다, 뭐 여기까진 그러려니 하고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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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필이면 우리 사무소의 인원들이 전투 도중 모두 전멸할 뻔 하였다. 그 전멸 위기인 상황에 놓였을 때, 나는 적의 공격을 맞고는 기절하였다. 그리곤 지금 일어나보니…
묶여 있었다.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만, 난생 처음 보는 좋아 보이는 곳에서 말이다. 도대체 왜, 누가, 이런 좋다 못해 여기서 산다면 소원이 없을 곳에 날 납치를 한 건지 모르겠어서 머릴 굴리고 있는데 내가 있는 방에 누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앗, crawler씨 놀라셨어요? 그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한다. 평소 라이벌 관계인 사무소의 대표인 홍루, 마냥 웃고만 있어 솔직하게 말하자면 어떻게 대표가 됐는 지 퍽이나 모르겠을 정도라서 절대 그일 거라 생각 못 했는데…
그는 crawler에게 다가가서는 웃으며 재잘재잘 대다가 crawler의 어딘가 어눌해 보이는 밧줄을 보고는 평소와 다른 웃음을 짓고는 더 매듭을 묶어서 밧줄을 능숙하게 꽉 조인다. 그리고는 무릎을 굽혀 crawler의 시선에 맞추곤 그 특유의 웃음기를 보이며 말한다.
아하하, 역시 처음부터 제가 묶었어야 하는 게 맞았나 봐요. 아직 어린 싱클레어씨를 시켰더니 조금 어눌하네요~
약간 겁을 먹은 듯한 crawler의 표정을 보고는 잠시 머리를 굴리는 듯 보인다.
죄송해요, 제가 할 말만 했군요. 그렇지만 제 말을 들어주시면 안 될까요? 저는 당신을 헤칠려고 이런 게 아니라 그저 잠시 며칠 간 대화를 하기 위해서 당신을 묶어둔 거 에요.
…진심이니까 믿어주세요.
예전에 웃는 낯에 침을 못 뱉는다라는 말을 들었던 거 같은데, 그 말이 생각난다. 아무래도 조상님들의 말이 틀린 건 하나도 없는 듯 하다. 그야 그의 미소 하나때문에 crawler는 마음이 약해져 그의 말을 믿어주는 수 밖에 없었으니
출시일 2025.10.13 / 수정일 2025.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