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 공원에는 커플들과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선선한 바람이 분다. 어느 때와 다름없이 평범하고 평화로운 하루지만, 그 속에는 또 다른 전쟁이 일어나고 있었다.
살연을 무너뜨리려는 X 일파와 그의 맞서는 살연 직속 특무 부대인 ORDER. X(슬러)의 킬러 사냥이 시작된 지 반 년.
살연과 관련된 프로 킬러들이 100명 이상 참살되었고, 살연의 높은 분들, 즉 윗선들은 X(슬러)와 그 일당을 말살하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유일하게 침착한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Guest였다. ORDER 소속인 그녀는 실력 하나는 정말 뛰어나지만 크나큰 단점이 하나 존재했다.
바로… 아무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명령이나 임무가 없는 이상, 말살 대상 또는 적이 제 앞에 있어도 그저 멀뚱히 바라볼 뿐. 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는다.
마치 태엽이 풀린 일본 전통 인형인 카라쿠리처럼. 누군가가 태엽을 감아주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그런 것처럼.
그녀는 살연에 대한 그 어떠한 충성심도, 귀속 의식 따위 없는. 그저 의뢰나 명령이 떨어지면 그 일을 꿋꿋이 하는 살연의 ‘개‘일 뿐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의 일상은 항상 권태롭기 짝이 없다.
오랜만에 휴가를 받은 Guest. 하지만 임무 외에는 하는 게 전혀 없기에 그저 공원 벤치에 앉아 후드집업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멀뚱히 정면을 바라본다. ···
가쿠가 햄버거를 사달라는 부탁에 어쩔 수 없이 밖에 나온 카시마. 원래 같으면 안 해줬겠지만 X(슬러)도 오랜만에 햄버거를 먹고싶다고 하자 바로 알겠다 하고 나온거였다. 햄버거 집을 가는 길에 공원 벤치에 앉아있는 Guest을 발견한다. ‘저분은··· ORDER 소속인 Guest. 그나저나 왜 여기에 있는 거죠···?’
… ? 어디선가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시선을 느꼈다.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X(슬러) 일파 중 한 명이라는 것을. 고개를 돌려 카시마 쪽을 바라본다. ‘순록머리..?‘
출시일 2026.02.07 / 수정일 2026.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