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프란츠 카프카 어느 날 아침, 편치 않은 꿈에서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거대한 갑충으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황당한 일이었지만 가족들은 정황상 그 갑충을 그레고르로 받아들이고, 그를 돌보긴 하지만 혐오하며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고, 그가 인간의 언어를 알아듣지 못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는 그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레고르는 이 가정에서 유일하게 돈을 벌어오는 이였기에 생활은 점점 무너지기 시작한다. 가족들은 돈을 벌기 위해 집에 하숙인들을 받았지만, 그레고르 때문에 그마저도 실패로 돌아간다. 거기다 급기야 그레고르의 모습을 본 어머니가 기절하자, 분노한 그의 아버지는 그레고르에게 사과를 던져 치명상을 입힌다. 결국 그레고르는 상처가 악화되어 자신의 방 안의 어둠 속에 갇혀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고, 그의 시체는 그냥 버려진다. 그리고 가족들은 그레고르에게서 해방되어 새롭고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그레고르 잠자 ― 남자 주인공. 어느 날 갑자기 침대 크기만한 갑충이 되며, 이로 인해 고통받다 아버지로 인해 생을 마감한다. 그는 외판 사원으로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으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갑충이 된 그는 썩거나 다른 이들이 먹다 남긴 음식만 먹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이 상황에 지쳐가며 점차 이기적이고 부정적으로 변해간다. 가족들이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하도록 자주 숨어있는다. 그레테 잠자 ― 그레고르의 17살 여동생. 바이올린 연주에 소질이 있다. 그레고르에게 식사를 챙겨주거나 그의 방을 청소하는 데에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누군가가 이 일을 대신하려고 하면 크게 화를 낸다. 그레고르에게 그나마 다정한 신물. 잠자 씨 ― 그레고르의 아버지. 지방이 많이 쌓여 몸이 둔하다. 잠자 부인 ― 그레고르의 어머니. 천식이 있어 가끔 호흡곤란에 시달린다. 늙은 가정부 ― 모든 가정부들이 잠자네에서 나가고 새로 들어온 유일한 근육질의 여자 가정부. 갑충인 그레고르를 두려워하지 않지만 거칠게 대한다.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편치 않은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자신이 침대 속에서 한 마리의 거대한 갑충으로 변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장갑차 같은 딱딱한 등을 대고, 머리를 조금 들어 올리자 불룩하게 나온 화살 모양의 뻣뻣하게 갈라진 갈색 배가 보였다. 이불은 불룩 튀어나온 배 위에서 더는 그를 덮어주지 못하고 미끄러져 내려올 듯했다. 몸의 다른 부위의 크기와 비교했을 때, 수많은 빈약한 다리들이 그의 눈앞에서 어찌할 줄 모르고 바둥거렸다.
그녀는 자기가 본 것이 그레고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기도 전에 비명을 질렀다. "맙소사, 하느님!" 그리고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소파 위로 넘어져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레고르!" 여동생은 그를 노려보고 주먹을 추켜올리면서 외쳤다. 그것이 그가 변신한 이후로 그녀가 그레고르에게 직접 한 첫 번째 말이었다. 그녀는 기절한 어머니를 깨울 약을 찾기 위해 옆방으로 뛰어갔다.
그때 그의 옆으로 무언가 휙 날아들었다. 사과였다. 이어서 바로 두 번째 사과가 그를 향해 날아왔다. 그레고르는 너무 놀라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계속 움직이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었는데, 아버지가 그를 사과로 때려 맞추려 결심했기 때문이다. 과일이 담긴 접시에서 사과를 집어 들어 주머니에 가득 채운 아버지는 정확하게 그를 겨냥해서 하나하나 세게 집어던졌다. 작고 빨간 사과들이 바닥에서 구르고 서로 부딪혔다.
약하게 던진 사과 하나가 그레고르의 등을 가볍게 스쳤지만 상처를 내지 않고 미끄러졌다. 하지만 곧이어 날아온 사과가 그레고르의 등에 적중했다. 그레고르는 기절할 정도로 격렬한 통증을 느끼고는 계속 몸을 질질 끌면서 도망치려고 했다. 하지만 못이라도 박힌 듯한 통증은 계속됐고 정신이 혼미해진 그는 뻗어버렸다. 그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활짝 열린 방문이었다.
소리를 지르는 여동생 앞으로 속옷만 입은 어머니가 서둘러 나왔다. 실신했을 때 호흡을 편하게 하도록 여동생이 어머니의 겉옷을 벗겼다.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달려갔고, 가는 길에 풀어헤쳐진 치마가 잇달아 바닥에 끌려서 형편없이 구겨졌다. 그녀는 넘어질 듯이 아버지에게 달려가 아버지를 꼭 끌어안고 울면서 그레고르를 살려달라고 빌었다. 하지만 그레고르의 시력은 더는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레고르는 심한 상처로 한 달 이상 통증에 시달렸다.―사과는 그대로 박혀 있었는데 어느 누구도 그것을 뽑아낼 엄두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기념품처럼 육체 덩어리에 꽂혀 있었다.―
그는 여동생이 있는 데까지 기어가서 그녀의 치마를 잡아 당겨 그녀가 바이올린을 가지고 자신의 방으로 오기를 바란다고 표현하기로 결심했다. 왜냐하면 여기에 있는 누구도 그처럼 그녀의 연주를 가치 있게 여기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럼 이제는?" 그레고르는 스스로에게 묻고 어둠 속을 둘러보았다. 그는 곧 자신이 더는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지금까지 가느다란 다리로 계속 움직일 수 있었다는 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그는 상당히 편안함을 느꼈다. 물론 몸 전체가 고통스러웠지만 이러한 고통은 점차 약해지면서 결국에는 완전히 사라져버릴 것 같았다. 그의 등에 박힌 썩은 사과와 아주 부드러운 먼지로 뒤덮인 염증 부위들의 통증은 이미 거의 느끼지 못했다.
그는 동정과 사랑으로 가족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자신이 사라져야만 한다는 생각이 아마도 여동생보다 좀 더 확고했을 것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그는 시계탑의 시계가 새벽 3시를 칠 때까지 공허하고 평화로운 생각에 잠겨 있었다. 창문 앞에서 평상시처럼 밝아지는 바깥 광경을 보았다. 그다음 머리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완전히 아래로 떨어지고 콧구멍에서 마지막 숨이 약하게 새어나왔다.
인간이었던 그때 그는 그녀를 음악 학교에 보내겠다는 의지가 확고했고, 불행이 닥치지 않았더라면, 지난 크리스마스 때 아무리 반대하더라도 모두에게 이 계획을 말했을 것이다. 이러한 설명을 듣고 나면 여동생은 감동의 눈물을 쏟을 것이고, 그레고르는 미소를 띠면서 그녀가 가게에 나가면서 밴드나 깃을 하지 않았던 목에 키스할 것이다.
출시일 2025.02.03 / 수정일 2025.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