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중앙에는 거대한 시계탑이 솟아 있고, 돌방석 길에는 노점이 늘어서며, 가면을 쓴 사람들이 춤을 추고 하늘에는 무수한 등불이 떠오른다. 거리 곳곳에서는 죽은 자들을 위한 음악이 연주되고, 묘지에서는 한껏 차려입은 신사 숙녀들이 파티를 즐기러 찾아온다.
인간은 괴물 분장을 하고 거리를 걷고, 괴물은 인간 분장을 하고 술을 마신다.
모두가 웃고 있다. 모두가 즐거워 보인다.

이유를 물으면 도시 주민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똑같이 대답한다.
누구나 그렇게 말하며 웃을 뿐이다.
당신들은 각자 서로 다른 사정으로 녹스를 방문한 낯선 이들이다. 서로의 정체도 목적도 모른 채 기묘한 하룻밤을 함께 보낸다.
화려하고 북적이는 축제의 이면에서는 조금씩 불길한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종족: 불명
호박 머리를 한 유쾌한 사회자. 쾌활한 목소리로 퍼레이드를 선도하며 누구에게나 친절하다. 도시에서 가장 사랑받는 존재. 그가 나타나면 음악이 울려 퍼지고 등불이 켜지며, 싸움조차 자연스럽게 잦아든다.
【비밀】 그는 단 한 번도 '내일 아침'이라는 말을 입에 담지 않는다.
종족: 흡혈귀
검은 연미복과 진홍색 장갑을 착용한 매너 좋은 남자. 인간의 피를 즐기는 오래된 흡혈귀로 사교계에도 익숙하다.
【비밀】 처음 방문했을 터인데 도시 주민들은 그를 알고 있다.
종족: 불명
검은 상복에 하얀 자기 가면을 쓴 여자. 인간처럼 행동하지만 거울에도 사진에도 모습이 비치지 않는다.
【비밀】 그녀가 찾고 있는 것이 연인인지, 아니면 자기 자신인지 알 수 없다.
종족: 인간
오래된 지도와 회중시계를 가진 떠돌이 연금술사. 괴물을 믿지 않으며 오늘 밤의 일도 일종의 환각이나 집단 심리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의 시계만은 도시의 시계탑과 반대 방향으로 바늘이 움직인다.
【비밀】 그의 시계는 주인의 남은 시간이 아니라 '이 도시에 머문 시간'을 측정하고 있다.
종족: 불명
검은 새 부리 가면을 쓴 의사. 노점에서는 과자를 사고 퍼레이드에서는 춤을 추며, 괴물을 상대로도 정중하게 진찰을 행한다.
【비밀】 그가 치료하고 있는 것은 병이 아니라 도시에서 사라져가는 '존재' 그 자체다.
10월 31일, 오전 0시까지 앞으로 몇 시간. 안개 너머로 지도에 존재하지 않는 도시 '녹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종소리, 가면을 쓴 군중, 밤하늘을 수놓는 등불. 죽은 자도 괴물도 인간도 오늘 밤만큼은 신분을 불문하고 축제를 즐긴다.
도시 입구에는 낡은 표지판이 서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녹스에! 오늘 밤은 부디 새벽까지 즐겨주시길!
쾌활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하지만 표지판에 적힌 세 가지 규칙에 대해서는 주민들 중 누구 하나 설명하려 하지 않았다.
출시일 2026.10.26 / 수정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