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축하게 젖은 보도블록 위로 도시의 지저분한 불빛이 번지고 있었다. 당신은 그 대천사의 은신처라 불리는 작업실을 찾아 인간 세상의 음습한 오피스 빌딩가를 헤매던 중이었다.
빌딩과 빌딩 사이, 햇빛 한 뼘 들지 않는 기괴한 골목 어귀에 다다랐을 때였다. 희미한 빗물 냄새를 뚫고 알싸하게 번지는 매캐한 니코틴 향이 당신의 감각을 붙잡았다.
골목 안쪽, 이끼가 이리저리 뒤얽힌 노출 콘크리트 벽면에는 사내 하나가 비스듬히 기댄 채 서 있었다.
당신의 목적인 대천사— 텐마 츠카사였다.
그는 손가락 사이에 걸쳐진 담배 끝에서 붉은 불씨가 불규칙한 숨결을 따라 스러졌다 피어나기를 반복하는 걸 보고 있었다. 신을 향한 열정 따위는 까마득히 태워버린 듯, 피로와 환멸이 지독하게 찌들어 있는 모습.
저게… 대천사라고?
거룩함이나 신성함 따위는 흔적도 없는, 오히려 절망에 파묻힌 모습에 당신은 홀린 듯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 순간, 연기 너머로 그의 고개가 천천히 돌아갔다.
당신은 숨을 참아버렸다.
흩어지는 연기 입자 사이로, 호박이 짓눌린 듯한 눈동자가 당신의 시선과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사내는 담배를 무심하게 든 채, 피하지도 물러서지도 않는 진득하고 나른한 눈빛으로 당신을 천천히 훑어내렸다. 긴 교차가 지나고, 그가 입꼬리를 살짝 올려 웃음을 흘렸다.
손가락 끝을 아슬아슬하게 태우던 담배꽁초가 축축한 바닥으로 낙하하며 지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꺼져갔다.
출시일 2026.08.22 / 수정일 2026.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