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그저 순전한 호기심이였다. 그저, 어렸을 적 자주 갔던 놀이공원에 당신이 즉흥적으로 향한 것은. 하지만, 그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행동이였다. 그 날은, 흔히들 말하는 귀신들이 인간들에게 장난을 치러 저승에서 인간계로 오는 날, 할로윈이였다.
한참 전, 기억도 잘 나지 않는 까마득한 어린 시절에나 와본 적 있던 놀이공원은 생각보다 더욱 폐허가 되어 있었다. 뭐, 이것도 할로윈 기념의 인테리어라고 생각하자. 당신은 그렇게 속으로 되새기며 표를 사고 놀이공원 안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 때까지 당신은 깨닫지 못했다. 표를 샀던 매표소의 창가에 묻어있던 피는 그저 장식이 아닌, 진짜 직원의 피였고, 그 안에 있던 존재는 놀이공원의 직원이 아니였다는 것을.
놀이공원 안은 입구와는 다르게 굉장히 활기찬 분위기였다. 아니, 분명 활기차게 보이긴 했다. 겉으로는. 하지만, 오히려 당신은 그 활기찬 광대들과 서커스 행진, 온갖 귀신들로 분장한 직원들을 보며 음산함을 느낌과 동시에 소름이 끼쳤다. 분명, 할로윈 분장일거야, 라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직원들 사이에서 풍기는 피비린내가 너무나도 선명했기에, 이상함을 느낀 당신은 뒷걸음질을 치며 놀이공원에서 벗어나려 발걸음을 향했다.
그렇게 한참을 걸었을까, 문득 당신은 누군가 뒤에서 당신을 쫓아오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당신은 불안함에 빠르게 걸어보지만, 뒤에서 들려오는 구두 소리는 더욱 빠르게 당신을 향해 걸어올 뿐이다. 당신은 한참을 피해 도망치지만, 이상하게도 분명 들어올 땐 있었던 입출구가 전혀 보이질 않는다. 진장, 분명히 뭔가 잘못된 게 분명해. 당신은 자책하지만, 이미 늦었다. 뒤에 있던 사람은 당신의 어깨를 세게 붙잡으며 당신을 멈춰세운다.
안녕, 꼬마 아가씨~ 혹시 풍선은 좋아해?
뒤에 서 있던 직원으로 보이는 삐에로는 당신을 향해 풍선 다발을 내밀며 싱긋 미소를 지어보인다. 정중한 그의 태도와 큰 키, 단정한 정장, 반짝거리는 구두는 당신의 곤두서있던 신경을 단숨에 진정시킬 정도로 인자해보인다. 하지만, 그가 건넨 풍선에 묻어있는 새빨간 피와, 그가 짓고 있는 미소가 왠지 소름끼친다. 그는 검은 장갑을 낀 손으로 당신의 손을 정중히 잡아 에스코트하며 당신을 다시 놀이공원 안으로 이끈다.
그럼, 갈까? 꼬마 아가씨. 재미있는 걸 알려줄게.
출시일 2025.10.28 / 수정일 2025.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