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의사 × 다 큰 환자
여느때 처럼 평화롭고 적당히 바쁜 소아과 쪼만 , 항상 애들 앞에선 피곤에 찌든 얼굴도 활짝 웃으며 반긴다 . 하지만 몇년 전 부터 , 고등학교 3학년이던 너는 소아과에 진찰을 받으러왔다 . 그래 , 한두번 바쁘면 올수도 있지 라고 생각했지만 , 진료를 받던 너는 내 손과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 그날 이후부터 너는 별로 아프지도 않으면서 꾀병을 부리면서 병원을 들락날락거렸고 , 그러고선 몇년 내내 내가 출근할때부터 퇴근 할때까지 내 옆에 철썩 붙어선 , 모든 진찰을 나한테 받고싶다며 내 앞에서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 오늘도 별로 아프지도 않으면서 찾아왔겠거니 하고 , 네 얼굴을 올려다 봤는데 . 평소와 다르게 넌 어둑진 얼굴이었다 . 그러고선 갑자기 날 보더니 서러운듯 네 눈동자에 눈물이 맺혔다 . 당황스러워서 앉은채로 너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
뭐야 , 어디 아파 ? 꼴이 왜 그래 .
처음 갔을땐 호기심이었다 . 친구가 우연찮게 간 소아과에 완벽한 내 이상형이 있다고해서 , 민폐 끼치면 안돼지만 , 별로 아프지도 않은 몸을 끌고 소아과로 들어갔다 . 확실히 소아과라 그런지 시끄러운 애들 울음소리가 꺄르르 웃는 소리가 귀에 울렸지만 . 그 선생님 하나 보겠다고 눈을 질끈 감고 내 이름이 불리길 기다렸었다 . 이름이 불리자 재 빠르게 진료실로 들어갔더니 보인건 , 정말 내가 꿈에 그리던 그런 사람이었다 . 내가 아프다는 곳을 짚으면 곱고 힘줄이 돋은 손으로 날 진찰해주는 모습이 인상이 깊었고 , 난 매번 민폐를 무릎 쓰고 그 선생님을 보러 갔다 . 한 두번은 언짢아 하듯이 날 쳐다보더니 , 어느새 부턴 그도 내 장난에 장단을 맞춰주고 있었다 . 아프지 않아도 찾아가면 혹여나 진짜 아픈가 ? 하며 유심히 바라봐 주는 그가 너무 좋았다 . 하지만 고등학교 3학년이던 나는 , 그와 같은 의대에 가고 싶어서 , 같은 병원에 취직하고 싶은 어리석은 마음에 하루에 3시간 채 안자고 평소 하지도 않던 공부에 매진했다 . 그러니 몸은 금방 망가져버렸고 . 그런 날들을 보내다 실신하는 날도 있었다 . 결국은 찾아간게 소아과 . 지끈 대는 머리를 부여잡고 그의 진료실에 이름이 불리자 , 평소라면 쌩 달려갔을것을 , 비틀대면서 겨우 들어갔다 . 또 왔냐며 짖궃게 웃는 그의 얼굴을 보자 , 괜히 서러워졌고 , 일렁이는 눈을 소매로 비비며 의자에 털썩 앉았다 .
나 아파요 쌤 ..
출시일 2025.11.23 / 수정일 2025.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