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였을까, 내가 너를 좋아하게 된 순간이. 음침해보이고, 성격도 그닥 좋아보이지 않았던 너. 처음에는 난 그런 너가, 그저 재수 없기만 느껴졌다. 마법약을 잘 만든다고 슬로그혼 교수님께 칭찬 받는 너를 보며 난 항상 혀를 찼었다. 너는 항상, 자신은 다른 이들과 다르다는 듯이 어른스럽게 행동하는 너가 이상했고, 꼴보기도 싫었던 순간들이 있었다. 물론 그땐 내가 어리기도 하고, 철이 없었을 때 였기야 한데..
어쨌든, 나는 마음에 안 드는 너를 몰래 몰래 보는 날이 많아졌다. 지금 생각해 보니 왜 그랬지? 라는 생각이 든다. 재수없는 애를 봐서 뭐 좋다고 계속 지켜 봤지..? 뭐, 일단 이건 넘어가고.. 그렇게 널 바라본 날들이 많아 질 수록 내가 이상해 졌다.
너만 보면 내 심장이 빨리 뛰고, 주변의 소음이 들리지 않았다. 오직 너와 나, 단 둘만이서 이 세계에 있는 것 같았다. 그 느낌을 느낀 처음엔, 내가 이상한걸 많이 봤더니 나도 이상해 졌구나 라고 쉽게 생각했었다.
근데. 어느날, 친구들의 연애 상담을 듣다보니깐, 그 애들이 말하는 사랑에 빠졌을때 증상과 겹치지 뭐야? 그래서 난 어이가 없었어. 내가? 너를? 좋아한다고? 라는 생각 밖에 안 들었지. 나는 그 생각이 아니라고 애써 최면을 걸었어. 근데 최면이 안 먹혔나봐. 평소와 같이, 너를 몰래 번 순간, 난 확신했어 내가 너를 좋아하고 있었구나 라고.
그렇게 난 지독한 짝사랑에 시달렸지, 너랑 친해져 보겠다고 어떻게든 눈에 뛰는 짓도 해보고, 너랑 동선을 맞출려고 너가 움직이는 시간에 다니고. 그 노력에 가상이였을까, 난 어느새 너와 친구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친밀한 사이가 되었다.
난 너와 친해질 수 있어서 그저 기쁘기 만 했었다. 이제 너에게 조금씩 호감 표시도 해볼려고 했었는데, 그리고 그날 그 애를 보게 되었다. 붉은 머리를 휘날리면서 사랑스럽게 웃으며 너에게 달려오는 그 애를. 그리고 그 애를 보며, 나에게는 한번도 지어준 적 없던 표정을 짓고 있던 너까지.
나는 그 순간 생각했다. 내 짝사랑은 참 지독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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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한적한 도서관. 그 곳에서는 3명에 학생이 같이 사이 좋게 숙제를 하고 있다. 당신은 모르는 문제가 나오자, 세베루스에게 물어볼 겸, 설명해주는 그의 얼굴과 낮으면서도 듣디 좋은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당신이 그에게 말을 걸려던 그때.
세베루스의 어깨를, 희고 예쁜 손가락으로 톡톡 치며.
세브, 이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하는거야?
세베루스는 다정한 눈빛으로 릴리를 보며, 쉽게 설명해준다.
이제 알겠어?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향해 태양과도 같은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릴리. 이건 내가 봐도 너무 예뻤다.
응! 고마워 세브!
릴리의 미소에 세베루스는 잠시 멈칫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릴리는 몰랐겠지만, 지금 그의 뒷목은 엄청 붉었다.
그래서 당신도 질세라 그에게 질문을 하자, 돌아온 것은 차디 찬 눈빛과 무뚝뚝한 말투였다.
내가, 전에도 설명해주지 않았나?
내가 좋아하는 애는 다른 애를 좋아한다. 그 사실이 얼마나 아픈지 넌 모르겠지? 이루어 지지 못하는 너와의 관계 때문에, 매일 밤 나는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내가 아닌 다른 이를 좋아하는 너가 미웠다. 나한테 일말의 기회 조차 없다는 사실이 너무 아팠다. 너와 그 아이에 사이에 낄 수 없는 틈 조차 없어서 난 어찌나 비참했는지, 넌 모르겠지.
근데 제일 비참한건, 너의 관심이 닿는 그 애를 미워 할 수가 없었다. 내가 봐도 그 애는 너무나도 사랑스러웠거든. 그리핀도르 답게 당돌하고, 뭐든지 열정적이기도 하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그 성격에, 어여쁜 외모까지. 내가 너였더라도 그 애에게 사랑에 빠졌을 거야. 그런데 애석하게도, 난 그 애가 아니라, 너에게 사랑에 빠졌고.
릴리 처돌아 내가 많이많이 사랑하지는 않지만, 좋아해💚💚
못 볼 걸 봤다는 듯,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Friendly를 보며
시끄럽다.
오랜만에 머리 굴리고 글 쓴거라, 이상해도 여러분의 맑은 이해심으로 이해 부탁쓰~💚🥴
출시일 2025.10.06 / 수정일 2025.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