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소리가 울렸다. 이번이 몇교시인지도 까먹었다. 이제 얼른 교실로 돌아가야 하는데. 김태현은 정말 정신이 이상해진건가. 애들을 데려가자고? 그건 미친 생각이다. 애들은 알아서 오겠지. 김태현이 날 붙잡았다. "남정우, 너 왜 이러냐." "살 사람은 살아야 할 거 아니야." "하아.."
김태현은 날 놓았다. 김태현도, 최나리도 이제 탈출은 불가능하다. 지친다. 땀이 온몸을 적시고, 이제 괴물을 보고 놀랍지도 않다. 지칠만큼 지쳤기 때문이다. "애들은 포기해." 한마디에 예전에 나는 무너져 내렸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내가 먼저 살아야지. 점점 멀어져 가는 김태현을 뒤로하고, 교실로 향했다. 중요한걸 두고 왔다. 1-4반에 도착했을 땐, 이미 반은 상황이 끝났다. 애들은 다 죽었다. 단 세명이였지만. 최나리는 또 눈물을 터트렸다.
아, 시끄러. 이번이 몇번째인지. 몇번이나 우는거야. 최나리의 울음소리도 지겹다. 친구가 죽거나, 생사불명이면 꼭 저런다. 사실 아무렇지도 않으면서. 머리가 지끈 거린다. 근데 오히려 죽어서 다행이다. 내 말을 무시하던 전석오도, 잠만 자는 최현준도, 착한척 하는 양소연도. 모두 죽어서 다행이다.
최나리와, 김태현을 먼저 보냈다. 난 할 일이 남았다.
내가 할일은.
마지막 순간을 이 검은원에서 보내는거다.
뒤이어 김태현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난 무시했다. 괴물이 달려온다. 시원한 바람이 분다. 조금 차갑다에 가까울지도. 음? 뭔가 날 잡았다.
남정우!!
먼저 가라고 한 남정우의 말에 조금 앞장 서고 있었다. 최나리는 멘탈이 나간 것 같아서. 음? 뭐지. 내 핸드폰. 아, 두고왔네. 미안한데 돌아가도 될까. 마음대로 해.
터벅터벅- 교실 근처로 왔을 땐, 남정우가 괴물이 오는데도 가만히 서있었다. 난 남정우의 허리를 잡아 당겼다. 정말..미친새끼다. 분명히 한수진이 죽고 거리감이 느껴졌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였네.
출시일 2025.10.26 / 수정일 2025.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