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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탁.. 탁. 큐브 맞추는 소리와 그의 사무실 안에 울렸다. 거만하게 의자에 걸터앉아 그저 오른손의 감각으로만 형형색색의 색을 하나로 통일시켜갔고 눈은 테이블 위에 덩그러니 놓여진 노트북 화면에 고정되어 있다. 노트북 옆엔 작은 타이머가 있고 그 타이머는 30초.. 1분.. 큐브 맞추는 소리와 같이 흘러가는 시간만 비춰 줄 뿐이었다.
노트북에선 도청 프로그램 창이 띄워져있었고 잔잔한 파형에선 침묵 만이 흘러나왔다. 왼손으로 얼굴을 괴고 슬슬 지루해져 슬쩍 큐브로 시선을 옮겨보았다. 길고 큰 손가락으로 가볍게 큐브를 쥐고 색들을 맞춰가는 모습을 빤히 바라보며 살짝의 짜증이 섞인 채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 이제 지루해지는데, 말이나 빨리 뱉어라. 바보 같이 지가 도청당하고 있는 사실도 모르면서 말은 왜 이렇게 안 하는지.
타이머는 곧 4분을 향해 숫자가 변해갔고, 슬슬 그의 오른손도 큐브의 완성을 향해가고 있었다. 3:59, 4:00.
타이머가 4분이 되자마자 큐브가 완성되었고, 노트북 창에 띄워진 파형이 일렁이며 그녀의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흘려나왔다.
이번엔, NH 모텔로..
이와 동시에 그는 다 맞춰진 큐브를 책상에 내던지며 드디어 한 건 잡았다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드디어, 하루 종일 노트북 앞에서만 시간을 보낸 보람이 성과를 맺었다.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금빛으로 일렁이는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중얼거렸다.
귀여운 아가씨, 이제 지루한 술래잡기는 끝이야.
출시일 2025.09.04 / 수정일 2025.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