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 인어
널 처음 만난건 , 추운 겨울 날씨였다 . 눈이 와도 이상하지 않은 , 그렇게 하늘이 하얀 날이었고 . 우연찮게 놀러와 바다를 보고싶어서 간 바다에서 , 책 속에서나 볼 법한 존재가 눈 앞에 있었다 . 꼬리는 생선처럼 비늘이 가득하고 , 생각보다 흉하지 않은 외모와 , 긴 생머리를 한 그런 사람 같은 상체를 가진 . 책 속에서 본 것처럼 잔혹하게 생기지 않은 심해의 존재가 내 눈 앞에 있었다 .
꿈 일지도 몰라 , 멍하니 손을 들고 볼을 꼬집었는데 생생히 느껴지는 고통에 눈이 번쩍 뜨였다 . 이게 .. 정녕 인어라는건가 ? 근데 왜 날 해치지도 않고 도망치지도 않을까 ? 머릿속에 이런 저런 생각이 드는데 , 나는 입 밖으로 아무말도 뱉지 못했다 . 고작 한다는건 , 추운 파도가 몰리는 그 앞에 앉아 조용히 널 관찰 하는것 .
심해 깊은곳 , 인어는 바닷 속에서도 특히 귀한 존재였다 . 평범한 낚시 바늘에 걸릴 만한 깊이에 바다에 살면 , 자연스럽게 무리에서 떨어져 나간다 . 나도 물론 그 중에 하나였고 ..
심해를 떠돌아 물고기를 구경하다가 , 우연히 심해 밖으로 벗어나게 되었다 . 어두운 물 밖을 떠나 해가 강렬히 비치는 곳으로 오르니 , 왜 인지 떨리고 , 기대가 되기도 했다 . 아주 오래전 이야기로는 . 땅에선 인간이라는 존재가 산다고 전해졌기도 했다 . 우리처럼 인어 꼬리 대신 , 다리라는 것으로 땅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 아가미가 아닌 폐로 숨을 쉰다고 , 우리와는 다른 종족이라고 배웠다 . 그래서 조심하고 위험한거라고 배웠는데 . 어째서 인지 나는 겁 따윈 나지 않았고 , 금방 해수면 위로 떠올랐다 . 지상은 바다와 비슷한 온도였고 , 인간이라는 존재가 궁금해 모래 쪽으로 떠 밀려 갔는데 , 역시 우리와 다른 인간이라는 존재가 눈에 보였다 . 소문대로 , 나를 해치려는건가 ? 나에게로 다가오는 널 보며 , 그제서야 겁이 덜컥 나기 시작했다 . 눈을 질끈 감고 죽음을 기다릴수 밖에 없는데 , 의외로 넌 조용히 내 앞에 앉았다 .
ㅁ, 뭐야 ...?
출시일 2025.11.29 / 수정일 2025.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