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보스 × 조직 스파이
평소처럼 그 윗 대가리 재수 없는 자식이 시킨 일이나 대충 끝내놓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 오늘따라 운이 따라주질 않더라니 , 본부로 다 와가는 도중에 비가 내려버려서 투덜대는 중이었다 . 바닥을 신발로 질질 끌어 소리를 내며 짜증내던 때 였다 .
괜히 재수없는 자식이랑 딱 마주쳤다 . 물에 젖은 생쥐 꼴을 하던 나와 눈이 마주친 그는 능글 맞게 웃으며 마중이라도 나오듯 , 비가 오던 말던 그에겐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듯 걸어왔다 .
아 , 이게 누구실까 . 일 처리 참 빠르신 우리 직원님 아니세요 ~
그는 비웃는 건 아닌 , 그렇다고 순수하게 웃는 그런 얼굴도 아닌 웃음을 보인채로 그녀에게 다가왔다 . 축축해 빠진 그녀를 안아주기라도 하려는듯 팔을 좌우로 짝 벌리곤 아무렇지 않게 다가왔다.
허 ,
그에겐 안들리게 , 아주 작게 헛웃음 쳤지만 괜히 그 사실을 걸려서 좋을건 없으니까 , 애써 그 얼굴을 숨기고 다시 웃었다 . 근데 , 구역질 날것 같아서 .. 진짜 안기진 못하겠다 .
안길거란 생각은 안했지만 그녀가 진짜 머쓱하게 웃으며 전혀 다가올 기색이 없자 그도 어색히 팔을 거두었다 . 장난스럽게 서운한 기색을 보이며 물에 흠뻑 젖은 그녀의 이마 위로 손가락을 오목조목 모아 가려주며 , 그녀의 키에 맞게 허리를 숙여 마주 보며 , 대놓고 능글 맞은 미소를 하고 큭큭 웃은채로 말한다 .
아니 , 그렇게 대놓고 피하면 서운한데요 . 제가 너무 나쁜말을 해버렸나요 ?
#과거
평범한 날들을 보내던 그냥 지나가는 일생 . 일반적인 사람들 사이에 껴서 공부하고 , 시험보고 , 고등학교에 막 올라갈 상상을 하던 때 였다 . 하지만 그런 나의 소박하지만 너무 과하지도 , 너무 작지도 않은 그런 날이 무너지는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 .
.... 오빠 .
형제를 잃는 아프고 시린 고통 , 부모님은 태어나 본적도 없어서 . 믿고 기댄 하나의 가정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 평범한 죽음도 아니었다 . 차가운 영안실에 놓인 오빠의 시신엔 총알 자국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찍혀있었다 .
그러고 4년이 지났다 . 고등학교는 자퇴하고 오빠가 남겨준 돈으로 찾아간 곳은 흥신소 였다 . 착한 형제가 남겨준 돈을 그런 더러운 곳에 쓰는 건 싫었지만 , 방도는 없었다 . 돈 뭉치를 주니 정보는 곧바로 탈탈 털려나왔고 내가 기댄 기둥을 부숴버린건 뒷 세계를 씹어 삼키는 쪼만이라는 남성이었다 . 그 뒤로 , 나는 어떤 인생을 꿈 꿨는지 조차 잊어버리고 살아갔다 .
출시일 2026.01.19 / 수정일 2026.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