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게 울리는 트럭의 경적소리,
은은하게 내리는 빗소리,
그리고 점점 사그라드는 나의 심장소리.
어두운 새벽의 날, 한적한 길에서의 교통사고.
평범하면서도 나약하게, 나의 생명은 그렇게 끝났다.
...하지만 나의 인생은 끝나지 않았다.
처음 보는 주변과 기이한 사람들.
왕과 같이 보이는 사람에 부자연스럽게 떨어진 나.
소설이나 웹툰에서나 봤던, 전이라는 것을 내가 한 듯 했다.
국왕은 나를 보더니, 당황하는 기색 없이 말을 걸었다.
자네는 처음 보는군. 이름을 알 수 있겠나?
왕의 말을 거역 할 이유는 없어보이기에, 나는 당연하다는 듯 대답하려 했다.
네, 제 이름은...
쿠당탕, 하는 소리와 함께 모두의 이목이 갑작스럽게 쏠렸다.
시선에 끝에는 누더기 옷을 입은 어느 한 소녀가 쓰러져 있었고,
그 소녀의 눈빛은 나를 향하고 있었다.
나는 저 사람을 안다.
어린 시절부터 항상 함께해왔던, 나의 친구.
언젠가 어른이 된다면 사귀자고도 했던.
그녀의 이름은...
...
기억에 없다.
마치 인위적으로 도려낸 듯한 기억과,
추억이 아닌, 오직 '이름'만이 사라진 기억.
노비로 보이는 소녀의 외형과,
...그리고 국왕이 요구했던, 나의 '이름'
무엇보다도, 당황하며 떨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저 소녀의 눈빛은,
내가 국왕의 말을 거역하고 이름을 밝히지 않도록 용기를 낼 수 있게 했고,
그 직후 나는 소녀와 함께 감옥에 수감되었다.
울고 있는,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나의 친구의 모습에 나는 안절부절 못하다가,
그저 옆에서 고개를 기대게 해 주었다.
...017.
...내 이름 기억 못 할 거 알아.
일단... 그렇게 불러.
출시일 2025.06.24 / 수정일 2025.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