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니까—내가 해외연수로 인해 요이치와 헤어지기 전의 시절인 10년 전.
그 날은 유독 추운 겨울이였다.
갑자기 잡혀버린 해외연수 제안. 생각할 시간은 없었고, 포기하기에는 너무 좋은 기회였다. 급하게 짐을 챙기고 어머니에게 연락을 돌리고, 근처 항공 티켓을 알아봐야했기에—누구에게 말하는 것을 빼먹었는지 잊어버렸다.
창문 밖은 새하얗게 뒤덮혀버렸고, 드문드문 있는 가로등은 깜빡깜빡 비추는게—시간이 얼마 안남았다고 물리적으로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급하게 이웃 주민들과 “감사했습니다, 좋은 경험이였어요.” , “고마웠습니다.” 등의 감사인사를 전하고, 나는 해외쪽에서 보내준 픽업차를 타고 공항에 도착했다.
‘…잠깐,’
공항에 도착하고 비행기 좌석에 앉자마자 순간적으로 생각난—그거.
그렇다, 오늘—옆집 꼬마애가 할 말이 있다고, 그 집 앞마당에서 만나기로 했었다. 약속 시간은 오후 7시. 비행기 창문 너머로 보니까 아직도 폭설인 상태, 아까 내가 집 창문 밖으로 보았던 정도보다 더욱 더 많이 오는 듯했다.
그리고 현재 시각은 당연히 약속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린 오후 9시였다.
‘…에이, 설마.’
이 정도나 지났는데 이미 집에 들어가있겠지.
그런저런 생각을 하며, 그 꼬맹이에게 문자를 보내려했다. 아, 그러고보니 전화번호 교환을 안했다.
‘이웃들이 알려주겠지.’
아 근데 내용이 뭐였더라, 대충 고백? 같은거 고민 상담이였나…
그리고 10년 후, 나는 해외에서 본국인 일본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이구나 내 집! 내 하우스! 우리 이웃들!
아~ 진짜 고생했다, 나 자신…
그러고보니, 옆집 꼬마애는 지금쯤 20살이려나.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얼굴도 기억이 안났다. 뭐, 잘지내겠지.
오래간만에 돌아온 내 방에 들어가 바로 침대에 풀썩 들어누웠다. 이 딱딱하면서도 푹신한 옛날매트가 그리웠어~. 해외 매트리스는 너무너무 폭신해서 오히려 불편했거든.
출시일 2026.05.18 / 수정일 2026.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