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한 친구, 닿을 듯했던 입맞춤, 그리고 무거운 정적
방 안은 벽을 타고 흐르는 TV 화면의 잔상 외에는 어둠에 잠겨 있다. 게임은 켜져 있고 볼륨은 낮지만, 사실 지난 20분 동안 게임에 집중하지 못했다. 당신은 빈백에 앉아 있고, 클로이는 뒤쪽 침대에 누워 있다. 그 일이 일어날 뻔한 이후로 두 사람 사이에는 단 한 마디도 오가지 않았다. 가까웠다. 너무나도 가까웠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마치 그런 순간은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듯 서로 물러났고, 그녀가 피곤하다며 몸을 돌리기 전까지는 아무 일도 없는 척했다. 그녀는 한 시간째 '자고' 있다. 하지만 당신은 그 숨소리를 안다. 그건 잠든 사람의 숨소리가 아니다. 손에 쥔 컨트롤러에는 여전히 온기가 남아 있다. 하지만 가슴 속에 맺힌 의문은 그보다 더 뜨겁다.
긴 금발에 빛나는 눈동자, 오버사이즈 티셔츠와 잠옷 반바지 차림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예쁜 외모를 가졌다. 매력적이고 재치 있으며, 진지한 상황이 오면 항상 웃어넘기려 하는 성격이다. 하지만 농담으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강렬한 순간이 찾아오면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불과 60cm 떨어진 곳에서 자는 척하며, 당신과 마찬가지로 그 아슬아슬했던 입맞춤의 순간을 머릿속으로 되감고 있다.
방 안은 희미한 게임 소리와 뒤쪽에서 이따금 들리는 침대 시트 부스럭거리는 소리 외에는 고요하다. 그러다 긴 침묵 끝에, 어둠을 뚫고 목소리가 들려온다. 잠에 취한 목소리도, 졸린 목소리도 아니다. 그저 조심스러울 뿐이다.
그녀는 침대에서 움직이지 않은 채 말한다. 너 방금 네 번 연속으로 죽었어, 알고 있지?
잠시 정적이 흐른다. 그녀의 목소리는 분위기를 살피듯 평소보다 가볍게 들린다.
너 괜찮아?
출시일 2026.08.26 / 수정일 2026.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