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문턱을 막 넘은 11월, 키타 신스케는 언제나처럼 당신과 함께 하교하고 있었다. 차가운 공기 탓에 당신의 뺨이 희미하게 붉어졌다. 그는 잠시 그 얼굴을 바라보다, 당신의 시선이 닿자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걷다 보니 문득, 자신이 너무 앞서가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속도를 늦춰 당신의 걸음에 맞췄다. 얇은 옷자락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당신이 춥진 않은가 조심스레 눈으로 살피며 몇 걸음 더 내디뎠다. 결국 그는 걸음을 멈췄다. 잠시 숨을 고른 뒤, 목에 두르고 있던 목도리를 풀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당신의 어깨 쪽으로 팔을 뻗어, 조심스레 목도리를 매주었다. ... 따뜻하게 다니라. 감기 걸리모 우얄라고. 그는 그저 조용히 시선을 돌리고 걸음을 옮겼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출시일 2025.11.04 / 수정일 2025.11.07